고환율 상황에도 美 기술주 투자↑
올 2주동안 10조 넘게 美주식 매수
정부, 환율 안정화 당근책 속속 내놔
국내증시도 3배 레버리지 상품 추진
양도소득세 면제 RIA 세부안 마련
국민성장펀드 소득공제 특례 신설
세제 혜택만으로 ‘열풍’ 차단 미지수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80원대를 넘보고 있지만,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사랑’은 오히려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국내 시장 복귀계좌’(RIA)에 대한 양도소득세 면제 등 국내 증시 유인책을 꺼내 들었지만, 미국 시장 쏠림 현상을 단기간에 완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미국 주식 보관액은 1705억달러(약 251조2448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1636억달러(약 241조1000억원)와 비교하면 약 2주 동안 약 10조원이 넘는 자금이 추가로 미국 시장으로 나갔다. 2022년 말 442억달러 수준이었던 보관액은 2024년 말 1243억달러로 급증하는 등 그 기세가 이어지고 있다. 보관액 상위 종목에는 테슬라(276억달러)가 가장 많았고 엔비디아와 알파벳, 팔란티어, 애플이 뒤를 이었다.
정부는 현재 해외로 빠져나가는 달러를 옥죄면 환율이 안정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서학개미의 투자금을 국내 증시로 돌리기 위해 각종 카드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나스닥 100 지수를 3배 추종하는 ‘PROSHARES ULTRAPRO QQQ’(34억달러) 등 국내에서 출시되지 않은 고위험·고배율 상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코스피에서도 지수 수익률을 3배까지 추정하는 상품 도입도 검토 중이다.
서학개미의 시선을 국내 주식시장으로 돌리기 위해 RIA 세부안도 마련했다. 재정경제부가 이날 발표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에 따르면 해외주식을 가진 개인투자자의 국내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양도소득세 과세특례가 신설된다. 개인투자자가 RIA에서 해외주식을 매도한 자금을 원화로 환전해 1년간 RIA 내에서 투자하는 경우, 해외주식 양도소득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1인당 매도금액은 5000만원 한도이며, 올해 3월31일까지 매도하면 양도소득 금액의 100%, 6월30일까지 매도하면 80%, 올해 말까지 매도하면 50% 공제 혜택을 준다.
정부는 6∼7월 출시 예정인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에 3년 이상 장기 투자할 경우 납입금 2억원을 한도로 펀드에서 발생하는 배당소득에 9% 분리과세하고, 투자 금액에 따라 최대 40%를 소득공제하는 특례도 신설하기로 했다.
다만 이 같은 정부의 세제 혜택으로 서학개미들이 국내 주식으로 복귀할지는 미지수다. 서학개미들이 미국 주식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세제 혜택만으로는 열풍을 잠재우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정부가 지난달 환율안정화대책을 내놓은 직후 환율은 1420원대까지 급락했지만, 오히려 서학개미들이 이를 달러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 환율이 다시 치솟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와 달러인덱스, 수출입 결제, 외국인 주식투자 등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다양하기 때문에 RIA로 환율이 실제 떨어질지는 미지수”라고 예상했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챗GPT가 처음 출시된 2022년 4분기 이후 미국 경제는 연평균 2.6% 성장 중”이라며 “달러 강세의 본질이 자본의 방향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환율 상승세는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4.4원 오른 1478.1원으로 집계됐다. 0.8원 오른 1474.5원으로 출발한 환율은 오전 장중 1479.2원까지 오르며 1480원 선을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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