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의회가 관용차 사적 사용과 인사 논란에 휩싸인 김행금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가결하며 의회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의장을 불신임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다.
반복된 의회 파행과 각종 논란 끝에 국민의힘 내부 이탈표까지 더해지며 천안시의회는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하게 됐다.
충남 천안시의회는 19일 열린 제286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김행금 의장(국민의힘)에 대한 불신임안을 상정하고 표결에 부쳐 재적의원 27명 중 과반이 넘는 14명의 찬성으로 가결 처리했다. 이번 표결로 김 의장은 의장직을 즉시 상실했으며, 천안시의회 역사상 최초로 의장 불신임안 가결 사례가 됐다.
표결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12명과 무소속 1명, 그리고 국민의힘 소속 장혁 의원 1명이 참여해 찬성표를 던졌다. 특히 그동안 불신임안 처리에서 당론으로 반대한 국민의힘 의원 과반(14명)이었음에도 장혁 의원이 당론을 거부하고 표결에 참여함으로써 표결 정족수 및 찬성 요건을 충족했다.
◆불신임안 3번째 상정만에 가결
이번 불신임안은 3번째 시도 끝에 가결됐다. 그동안 천안시의회는 김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두 차례 본회의에 올렸지만 의결정족수(14명) 미달로 상정·표결이 무산됐다. 의원 27명이 본회의장에 모두 출석했음에도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원이 퇴장해 정족수를 고의적으로 결여시키면서 번번이 좌절됐다.
이번에는 일부 국민의힘 의원의 태도 변화와 민주당·무소속의 결집 등으로 정족수 확보가 가능해져 표결 처리에 이르렀다.
◆불신임 배경은 관용차 사적 사용·인사 처리 논란
불신임안 제출 이유는 관용차 사적 사용과 인사처리과정 논란과 품위손상 등이다.
김행금 의장은 지난해 5월 2일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선출대회 참석을 위해 천안시의회 소유 관용차를 이용했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로 드러나면서 시민 비판을 받았다. 이를 두고 김 의장은 공개 사과를 했지만, 행정기관 공용차량은 정당한 사유 없이 개인적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어 논란을 불식시키지 못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불신임안을 제출한 핵심 사유는 인사 전횡 의혹이었다. 불신임안에는 김 의장이 의회 사무국 및 인사위원회의 결정을 무시하고 부당한 인사를 지시했다는 주장과, 업무에서 배제된 수행 비서에게 급여를 지급하도록 지시하는 등 직권을 남용했다는 지적 등이 포함됐다.
◆불신임안 가결 파장과 의미
표결 직후 국민의힘 소속 장혁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공천권자가 아닌 시민만을 두려워하겠다”며 “지방의회 정당 공천제의 구태를 끊고 무소속 길에서 시민을 위한 의정활동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류제국(민주당) 부의장은 부의장 직을 유지하면서 의장 권한대행 체제로 의회를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 법적 대응 본격화
불신임안 가결 직후, 김행금 전 의장 측은 법원에 분신임 의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불신임의 효력을 정지시켜 의장직 직무를 다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이며,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지 않을 경우 본안 소송(불신임안 가결의 무효 소송)을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김 의장이 제출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김 의장은 의장직을 회복하게 된다.
김 의장은 의장직에서 물러났지만 시의원 신분은 그대로 유지한다. 향후 법적 대응과 함께 정치적 입지, 후속 인사 및 의회 운영 재정비 등 지역 정치권의 긴장감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천안시의회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의회 운영의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 의정활동의 본연 역할 회복을 위한 제도적 보완 논의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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