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회의 전이나 점심 직후, 아메리카노 한 잔은 많은 직장인에게 거의 습관처럼 따라붙는다. 잠을 깨우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별다른 고민 없이 고르기 가장 쉬운 선택이어서다.
요즘 외래나 현장에서 커피를 두고 나오는 질문의 방향이 조금 달라졌다. 각성 효과보다 먼저 따라붙는 단어가 있다. 혈당이다. “커피를 바꾸면 차이가 있나요?” 이 질문이 잦아진 건, 커피 섭취와 제2형 당뇨병 위험의 관계를 다룬 연구 결과들이 최근 한꺼번에 다시 정리돼 소개되면서부터다.
◆커피의 ‘양’이 아닌 ‘종류’
14일 커피업계와 학계에 따르면 최근 주목받은 분석은 국내 연구진이 전 세계에서 발표된 관련 논문을 모아 정리한 결과다.
경북대 생명공학부 김상룡 교수, 부경대 식품영양학 전공 정운주 교수 연구팀이 수행했다.
분석에 포함된 논문은 149편. 특정 국가나 식습관에 치우쳤다고 보기 어려운 자료들이다. 애초부터 “커피가 몸에 좋다”는 결론을 전제로 보기엔 범위가 넓다.
결과는 비교적 한쪽을 가리켰다. 블랙커피를 기준으로 하루 3~5잔 정도를 마신 집단에서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평균적으로 20~30% 낮게 나타났다.
연구진이 특히 주목한 건 커피의 ‘양’보다 ‘종류’였다. 아메리카노나 에스프레소뿐 아니라 디카페인 커피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반복됐다. 카페인 효과만으로 설명하기엔 맞지 않는 지점이 남는다.
◆카페인이 아니라면, 남는 건 무엇인가
시선은 자연스럽게 커피 속 다른 성분으로 옮겨간다. 연구진이 들여다본 건 폴리페놀 계열 물질이다. 클로로젠산, 카페인산, 페룰릭산, p-쿠마릭산, 시나픽산 등이 포함됐다.
이 성분들은 식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흐름을 다소 완만하게 만드는 쪽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인슐린 민감도와의 연관성도 일부 관찰됐다. 다만 여기서부터는 말이 짧아진다. 아직 다 안 풀렸다.
염증 반응도 변수로 거론됐다. 만성 염증은 당뇨병 진행과 맞물리는 요인인데, 해당 성분들이 염증 매개 물질의 활성을 낮추고 산화 스트레스를 줄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다.
연구진 스스로도 선을 그었다. “기전이 모두 규명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단서를 덧붙였다.
◆“커피를 약처럼 마시라는 뜻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 지점에서 해석이 앞서 나가는 걸 경계한다. 이 연구를 두고 “커피가 당뇨를 막는다”고 단정하는 건 무리라는 설명이다.
한 내과 전문의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외래에서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이 그거예요. ‘커피 마시면 괜찮아진다던데요?’”
그는 보통 이렇게 되묻는다고 했다. “무슨 커피냐고요.” 잠시 웃더니 말을 이었다. “당분 없는 블랙커피를 고르는 습관 자체는 도움이 될 수 있어요. 하지만 그 한 잔으로 다 덮을 수는 없죠. 식사, 운동, 체중 관리 빠지면 얘기 달라집니다.”
이번 연구가 던지는 메시지는 오히려 단순하다. 커피를 끊으라는 것도, 더 마시라는 것도 아니다. 다만 같은 커피라면 무엇이 들어갔는지는 한 번쯤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정도다.
외래에서 요즘 의사들이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아메리카노면 괜찮죠?”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예전보다는 조금 덜 망설이게 된 분위기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트럼프와 파월의 악연](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1/13/128/20260113517780.jpg
)
![[데스크의 눈] 염치불고 시대](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1/13/128/20260113517775.jpg
)
![[오늘의 시선] 저성장 탈출구는 혁신에 있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1/13/128/20260113517746.jpg
)
![[김상미의감성엽서] 돌 선물](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1/13/128/20260113517764.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