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끼워팔기 의혹을 받는 쿠팡이 시장지배적사업자에 오를지 여부를 공정거래위원회가 심의한다. 쿠팡이 시장지배적사업자로서 지위를 남용했다는 공정위의 판단이 내려지면 관련 매출액의 최대 6%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등 제재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강도 높은 공공기관 통폐합과 개혁 의지를 시사한 가운데 금융위원회는 12일 첫 공개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새해 들어 원·달러 환율은 가파르게 상승하며 이날 장중 1470원을 돌파했다.
◆‘배달 끼워팔기’ 의혹 쿠팡…시장지배자 여부 심판받는다
공정위는 조만간 쿠팡이 배달앱을 끼워팔기 했다는 의혹을 전원회의에서 심의한다. 공정위는 심사보고서를 쿠팡에 보내 의견제출을 기다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은 와우멤버십 이용자에게 배달앱인 쿠팡이츠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쿠팡플레이를 제공하고 있다. 와우멤버십 회원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혜택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끼워팔기라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공정위가 작성한 심사보고서에는 쿠팡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5조 1항에 규정된 시장지배적사업자라는 판단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이 온라인쇼핑으로 확보한 영향력을 배달앱 시장으로 전이시켜 경쟁을 저해하고 소비자 선택을 제약했다는 취지로 읽힌다.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사업자로 보려면 일정 거래 분야에서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쿠팡을 포함한 3개 이하 사업자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75% 이상이어야 한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4년 온라인쇼핑 전체 거래액은 약 259조원인데, 그해 쿠팡의 매출액은 약 36조원으로 점유율이 13.9%에 그쳤다.
반면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쿠팡 청문회에서 쿠팡 점유율에 대해 “확인한 바로는 39% 정도”라고 언급했다. 주 위원장은 “세 사업자의 점유율이 85% 정도 된다”며 “시장지배적 사업자 비중은 점유율만 보면 만족시킨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시장지배적사업자가 지위를 남용하면 공정위가 관련 매출액의 최대 6%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일반적인 불공정거래행위가 매출액의 4%까지 과징금을 매기는 것에 비해 제재 수위가 강화된다.
공정위는 쿠팡의 배달앱 끼워팔기 의혹 외에도 입점업체에 각종 혜택을 경쟁업체와 같거나 더 낮게 하는 이른바 ‘최혜 대우’를 강요한 혐의, 와우회원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부풀려서 광고한 혐의 등을 다루고 있다.
주 위원장은 이날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따른 영업정지를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쿠팡의 피해 규모나 피해 구제 방법 등에 따라 시정명령이 내려질 수 있는데 “명령을 시행하지 않거나 그 명령을 통해 소비자 피해 구제가 안 된다고 판단되면 영업정지 처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쿠팡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할 것인지를 두고는 “매년 동일인 지정을 점검하는데 이번에 김범석과 김범석 일가가 경영에 참여하는지를 면밀하게 점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통폐합 앞두고 존재 증명 나선 금융 공공기관
“이 기관이 존재함으로써 국민에게 어떤 편익을 제공합니까?.”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금융위 산하 금융유관기관장들에게 업무보고를 받기에 앞서 이런 질문을 던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강도 높은 공공기관 통폐합과 개혁 의지를 시사한 뒤 열린 금융위의 첫 공개 업무보고에서 각 기관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도록 요구한 것이다.
금융위는 이날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한국신용정보원, 금융보안원, 보험개발원, 금융결제원 7곳에 대한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이날 업무보고는 모두 녹화해 사후에 공개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위원장은 유관기관을 향해 각 기관이 국민에게 직접 역할과 방향성을 입증해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 무엇이 달라지는지, 그 변화가 국민의 삶에 어떻게 체감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국거래소는 상장폐지 요건 강화 시 2029년까지 전체 상장사의 8%인 230여 개 부실기업이 증시에서 퇴출될 것이란 시뮬레이션 결과를 내놨다. 금융보안원은 사전 예방 중심의 보안 관제 강화와 인공지능(AI) 기반 상시 감시 체계 가동을 보고하는 등 금융 인프라 내실화 방안을 제시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토큰증권(STO) 등 새로운 투자 자산을 수용할 플랫폼을 구축하고 전자주주총회 활성화를 통해 주주 권리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특정 기관을 지목하며 기능 중복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그는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을 두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주요 첨단전략 산업 분야 등 모험자본에 대한 다양한 정책 수요가 제기되는 만큼 자원배분의 전략성 강화 등에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다양한 정책성 펀드와 기구들이 여러 개 있어 중복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들의 비효율을 걷어내겠다는 정부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업무보고에서 “국민이 보기에도 ‘저 기관이 뭐 하는 데지, 왜 필요하지’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공공기관 개혁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 때문에 13일 진행되는 공공기관 업무보고에서도 통폐합 및 기능 조정 이슈가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공공기관 업무보고는 대통령 업무보고와 마찬가지로 생중계된다.
금융 공공기관들은 그간 정책금융의 공급원 역할을 수행해 왔으나 업무 중복에 따른 비효율성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됐다. 예컨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은 중소기업 지원 분야에서 유사한 금융상품을 중복으로 취급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역시 중장기 수출보증 상품 영역이 겹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달러 강세·엔화 약세에 환율 장중 1470원 돌파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거래(오후 3시30분)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10.8원 오른 1468.4원으로 집계됐다. 3.7원 오른 1461.3원으로 출발한 환율은 점차 상승해 장중 한때 1470원 돌파하기도 했다.
앞서 외환당국이 지난달 24일 강력한 구두개입과 함께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 헤지 등 총력 대응에 나서자 환율은 1480원대에서 1420원대까지 급락했다. 그러나 같은 달 31일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해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하락 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정부의 단기 대책으로 환율이 일시적으로 내려갔으나, 연초부터 달러 강세를 자극하는 요인들이 잇따라 발생하며 달러 수급의 균형추를 크게 흔드는 모습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지난해 12월 실업률이 4.4%로 시장 전망치(4.5%)를 밑돈 점이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꺾으며 달러 강세를 촉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네수엘라 사태 등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고조되고, 조기 총선 가능성·재정 불안 우려로 일본 엔화가 약세를 보인 영향 등도 맞물렸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158.199엔까지 올라 지난해 1월10일(158.877엔)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고용지표는 실업률 하락에 초점을 맞추며 연방준비제도(Fed) 금리 인하 베팅 축소, 국채금리와 달러지수 상승으로 귀결됐다”고 설명했다. 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전격 체포·압송한 데 이어 그린란드에 대한 야욕을 드러내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달러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환율이 상승하고 있다”고 짚었다.
해외주식 투자 열기가 식지 않는 점도 환율 상승의 주요 요인이다. 한국예탁결제원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1∼9일 국내 개인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총 19억4217만달러(약 2조840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기준 통계가 있는 2011년 이래 최대치로, 전년 동기(13억5794만달러)보다 43%나 많다. 외국인 투자자들 역시 이날 국내 주식을 3510억원어치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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