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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에 간판 ‘쿵’… 한파에 도로 ‘미끌’… 산불 번져 ‘아찔’

입력 : 2026-01-11 18:50:00 수정 : 2026-01-11 22:22:29
안동=배소영 기자, 박진영·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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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영덕고속도로 연쇄추돌 등
블랙아이스 추정 사고 7명 사망
국토부, 도로공사 제설 대응 감사

의정부선 간판 떨어져 20대 숨져
의성 산불 국가소방동원령 발령
343명 대피, 3시간 만에 주불 진화
서울 송파·강동 상수도관 누수도

주말 강풍을 동반한 폭설·한파로 전국 곳곳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경북에서는 블랙아이스로 추정되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해 운전자 등 7명이 숨졌다. 경기 의정부에서는 강풍에 간판이 떨어져 행인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봄 초대형 산불로 잿더미가 된 경북 의성에서는 채 1년도 안 돼 산불이 발생해 주민들이 일시 대피하기도 했다.

 

11일 경북경찰청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10일 오전 7시2분쯤 남상주나들목 인근 서산 방향 서산영덕고속도로에서 트레일러 차량이 앞서가던 차량을 추돌하며 약 2㎞ 간격을 두고 연쇄 추돌사고 2건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차량에 탄 4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모두 숨졌다. 앞서 오전 6시10분쯤 남상주나들목 인근 영덕 방향 서산영덕고속도로에서는 화물차 운전사 1명이 목숨을 잃고 7명이 다쳤다. 같은 날 경북 성주군에서는 차량 사고 2건이 발생해 2명이 숨졌다.

10일 오후 2시21분쯤 경기 의정부시 호원동 한 거리에서 간판이 떨어지면서 행인 1명이 숨진 현장 모습.(왼쪽 사진) 10일 오전 7시2분쯤 서산영덕고속도로 남상주나들목 인근 고속도로에서 트레일러 차량이 앞서가던 차량을 들이받은 사고 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차량이 불타고 있다.(가운데) 11일 경북 의성군 의성읍 일대에 눈이 쌓인 가운데 인근 야산에서 전날 발생한 산불의 잔불이 남아 타오르고 있다. 상주·의성=연합뉴스, 독자 제공

이들 사고의 원인은 블랙아이스로 추정된다. 블랙아이스는 눈이나 비가 내린 후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노면의 물기가 얇은 얼음막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블랙아이스 현상이 발생할 경우 일반도로보다 14배, 눈길보다도 6배가량 미끄럽다. 검은색 아스팔트가 그대로 투영돼 눈으로 식별하기 어려워 ‘도로 위 암살자’ 또는 ‘도로 위 지뢰’로 불린다. 경찰 관계자는 “블랙박스 영상과 제동 흔적, 차량 상태, 사고 당시 기상 자료 등을 종합 분석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강풍특보가 내려진 전날 오후 2시21분쯤 경기 의정부시 호원동에서는 가로 15m, 세로 2m 크기의 간판이 강풍에 떨어져 20대 남성이 숨졌다. 오산시 기장동에서는 바람에 날린 현수막에 오토바이 탑승자가 맞아 병원에서 치료받았고, 수원시 팔달구 고등동에서도 패널에 맞은 시민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경북 의성군에서는 강풍 속에 산불이 발생해 주민 대피령까지 내려졌다. 산림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14분쯤 “의성군 의성읍 비봉리의 해발 150m 야산 정상에서 산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지역에는 오전부터 강풍주의보가 발령된 상태였다. 초속 6m가 넘는 강풍을 타고 산불이 확산하자 관계 당국은 소방 대응 2단계에 이어 국가 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강한 바람 때문에 헬기 이륙이 어려워지면서 진화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산불이 안동시 길안면 일대로 확산하자 군은 긴급재난문자로 산불 상황을 알리며 주민 343명에게 ‘의성체육관으로 대피하라’고 안내했다. 다행히 오후 들어 강한 눈발이 날리면서 불길이 약화돼 산불 발생 3시간15분여 만인 오후 6시30분쯤 주불을 진화했다. 산림 당국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인한 피해 면적은 약 93㏊로 집계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에선 한파에 상수도관 누수가 잇따랐다. 전날 오후 1시쯤 경기 하남시 광암아리수정수센터에서 송파구 일대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상수관로에 누수가 발생하자 시가 응급복구했다. 앞서 오전 9시쯤 강동구 지하철 5호선 올림픽공원역 인근 둔촌사거리에서 상수도관 누수가 일시 발생했다.

11일 경북 의성군 의성읍 팔성리 마을에 눈이 쌓인 가운데 인근 야산에서 전날 발생한 산불의 잔불이 남아 타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국토교통부는 서산영덕고속도로 다중 추돌사고와 관련해 감사에 착수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이 한국도로공사의 제설제 예비살포 미실시 정황을 비롯해 관리·대응 규정이 적절하게 이행됐는지 등을 철저히 규명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도로제설업무 수행요령에 따르면 강설, 강우 등으로 도로 살얼음 우려 예보가 있거나 대기 온도 4도 이하, 노면 온도 2도 이하로 온도 하강이 예상되고 비가 내리기 시작할 때 등의 경우에는 제설제를 예비 살포해야 한다. 국토부는 “감사 결과에 따라 관리 소홀이나 절차 미이행이 확인될 경우 엄중히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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