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국제질서는 거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전 세계 인구의 60%가 거주하고 글로벌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위상은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국제기구의 공간적 배치는 여전히 냉전기 질서에 머물러 있다. 현재 UN 사무국은 뉴욕, 제네바, 빈, 나이로비 등 서구와 아프리카에 편중되어 있다. 이러한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고 아시아의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한 실천적 대안으로 ‘제5 UN 사무국 한국 유치’ 운동이 국제사회 일각에서 논의되고 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하 가정연합)이 제안하고, 참여해온 이 운동은 단순히 국제기구 하나를 국내에 들여오는 차원을 넘어선다. 이는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DMZ)를 세계 평화의 허브로 재탄생시키려는 창의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평화 건축(Peace building)의 비전이다. 케냐 나이로비 사무국이 아프리카의 환경과 개발 의제를 선도하듯, 한반도에 들어설 제5 사무국은 아시아의 분쟁 관리, 기후 변화 대응, 그리고 지속가능발전(SDGs)을 가속화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종교적 양심과 정당한 사회 참여
이러한 대규모 국제 평화 운동을 바라보는 일각의 ‘정교유착’ 시선에 대해 우리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종교는 과연 사회로부터 격리된 섬이어야 하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신앙적 가르침에 따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회 지도자들과 소통하는 것은 종교의 양심이자 정당한 사회 참여다.
이를 두고 교단 전체의 활동을 '배후의 정치적 기획'으로 몰아가는 것은 종교인의 기본적인 시민권과 신앙의 자유를 과도하게 왜곡하는 처사다. 가정연합이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는 특정 정당의 이익이나 선거 승리와 같은 협소한 목적을 위해 작동하지 않는다.
가정연합이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는 분쟁 지역의 중재, 가정 윤리의 회복, 기아 대책 마련 등 실질적인 NGO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활용된다. 이러한 활동 결과물은 평화 가치 확대의 선언이며 투명한 민간 외교의 결실이다.
민간 평화 외교의 새로운 모델
가정연합의 ‘유엔 갱신운동’은 민간 액터(Non-State Actor), 즉 비국가 행위자가 글로벌 평화 네트워크 다각화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범 사례다. 유엔 갱신운동이란, 유엔의 설립 정신은 계승하되, 이해관계가 얽힌 국가 중심의 한계를 넘어 시민사회와 종교, 다양한 주체가 함께 참여하는 21세기형 평화 거버넌스로 유엔을 발전시키자는 제안이다. 이를 위해 가정연합이 각국의 전·현직 국가원수와 학자들로부터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있는 과정은 종교가 가진 초국가적 네트워크가 인류 공통의 과제를 해결하는 데 얼마나 강력한 동력이 될 수 있는지를 증명한다.
그동안 가정연합이 꾸준히 DMZ 평화 포럼과 국제 컨퍼런스를 통해 제시해온 평화 체제의 청사진은 혁신적이다. 정부와 지자체, 학계와의 건설적인 대화 채널을 통해 추진되는 이 여정은 투명하고 공익적인 비전을 바탕으로 한다. 이는 UN의 중립성과 보편성을 존중하면서도 민간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더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다.
분단의 상징에서 평화의 성지로
제5 UN 사무국 한국 유치 구상은 현실적으로 매우 높은 벽이 있지만, 그 자체로 불가능한 공상은 아니다. ‘아시아에 하나쯤은 필요하다’는 인식과 ‘한국은 분단국이자 민주화를 경험한 국가’라는 상징성이 힘을 얻는다면, 이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제도화하고,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평화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대담한 프로젝트가 국제 사회의 더 깊은 공명을 얻는다면, DMZ는 더 이상 단절의 땅이 아닌 세계 평화의 성지로 거듭날 수 있다.
종교의 사회적 실천을 편견의 시선으로 재단하기보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려는 진정성 있는 노력으로 평가해야 할 때다. 민간 차원의 투명한 외교와 평화 비전이 결실을 볼 때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지구촌 평화 공동체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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