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8일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 후보자로 보수 야당 3선 의원 출신인 이혜훈 전 의원을 ‘파격 발탁’하면서, 과거 이 대통령과 이 후보자의 정치적 인연도 주목받고 있다.
이 후보자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 유세에 나서고, 이날 인사 발표 당일까지 국민의힘 중구·성동구을 당협위원장으로 국민의힘 당적을 유지하고 있었던 만큼 이 대통령 인사는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이 후보자가 경제 정책 방향 등에서 과거 이 대통령이 추진하던 정책,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경제 정책 방향과 큰 차이를 보여온 만큼 청문회 과정 등을 거치면서 경제 정책 분야에서 어떤 입장을 밝힐 지도 주목된다.
이 대통령과 이 후보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2020년 3월26일 방송된 MBC 100분 토론에서 ‘재난기본소득 도입’을 두고 마주 앉았다. 이 대통령은 당시 전국 최초로 전 도민을 대상으로 재난기본소득을 도입하기로 한 경기도지사로 출연했고, 이 후보자는 미래통합당 현직 국회의원이자 국회 경제통으로 재난기본소득이 ‘포퓰리즘’이라고 맞섰다.
이 대통령은 당시 토론에서 재난기본소득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혜훈 의원이 말씀하셨는데 ‘헛돈 쓰기보다는 잘 써야 된다’ 제가 100% 동의한다”면서 “정치와 행정이 해야 할 일이 어차피 쓸 돈을 잘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경기도에서 소상공인들에게 돈을 몰아서 한 집에 몇 명 극소수를 골라 400만원, 500만원 주는 것이 좋으냐, 아니면 이것을 주민들에게 다 지급해서 그들이 매출을 올려주는 것이 좋으냐, 이건 선택할 수 있는 것이고 제 입장에서는 매출을 올려주는 것이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한다”면서 “매출이 올라가면 생산이 늘어날 것이고, 기업 지원 간접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에 “매출을 올리자고 했는데, 올리면 너무 좋다. 매출이 오르면 뭐가 걱정이겠느냐”면서 “그것이 아니라 지금 소비가 줄어들고, 매출이 줄어드는 이유는 코로나19 때문이지 다른 이유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모임을 안 하고 등산 모임, 각종 동호회, 친목회, 심지어 구청에서 하는 모임들도 다 취소되고 직장인들 회식도 안 하고 하니까 손님이 안 와서 매출이 줄어드는 것”이라며 “이것은 지역화폐 상품권을 준다고 지금 코로나19 걱정이 되는 분들이 모임을 안 한다. 학교도 어린이집도 교회도 성당도 다 닫았는데 어떻게 매출이 오르겠느냐. 이건 돈을 준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으면 이건 근본적으로 해결이 어려운 문제다”라고 맞섰다. 이 대통령과 재난기본소득이 코로나19에 대응한 긴급 처방이라고 강조하고, 이 의원은 재난기본소득이 해법이 아니라고 평행선을 달렸지만, 토론 전반 과정에서 서로 언성을 높이거나 말다툼을 벌이기보다는 차분히 각자의 입장을 설명하고, 대체로 미소를 띠고 원만한 토론을 이어갔다.
2017년 6월에는 성남시장이던 이 대통령이 당시 바른정당 당 대표였던 이 후보자를 겨냥해 페이스북에 ‘공개질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민생 민심 외치는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님께 공개질의’라는 제목의 글에서 “대표 취임 일성으로 민생 민심 말씀하시는데 진심이신가요? 성남시의회에서 고교 신입생 교복지원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소속 시의원들에 의해 세 번째 좌절되었다”고 썼다. 이어 “입은 서민민생 외치면서 발은 서민을 걷어차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이혜훈 대표님 말씀이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성남시의회 소속 시의원님부터 챙겨보시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2022년 20대 대선, 2025년 21대 대선 국면에서는 이 후보자가 이 대통령을 공격하는 인터뷰가 많았다.
이 후보자는 2025년 9월2일 한국여성의정 대표로 출연한 ‘YTN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인터뷰에서 이재명정부 여성 장·차관 인사 비율이 적다는 질문에 대해 “솔직히 저는 야당 소속으로 이재명정부에 대해서 비판적인 얘기를 할 걸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데 지금 보면 (여성 비율이) 21%쯤 되는 것 같아요. 근데 이건 최악도 아니고 최고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성을 가진 여성들도 꽤 많은데 그 맞는 전문성을 가진 여성들이 발탁되지 않고 약간 기쁨조 스타일들을 발탁한다면 그거는 저는 여성 정치에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고 해악이 된다 이렇게 본다”면서 “이재명정부만의 문제는 아니고 이런 경우가 굉장히 과거 정부도 많았다. 여성들을 발탁하되 그 전문성에 맞는 사람 여성들이 인재가 굉장히 많은데 왜 그 많은 인재는 다 내버려 두고 이렇게 기쁨조 스타일들을 그렇게 발탁을 하시는지 안타까운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이 지명한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을 사실상 북한 기쁨조에 빗댄 원색적 비판인 셈이다.
이 후보자가 2024년 총선에서 국민의힘 중구·성동구을 국회의원으로 출마했을 당시인 3월 ‘채널A 정치시그널’과의 인터뷰에서는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의 이른바 ‘비명횡사’ 공천과 관련해 “시스템을 그렇게 ‘찐명’(진짜 친명)으로만 하도록, 시스템을 비명횡사로 짜놨는데 그러면 거기서 나오는 결과치는 당연히 다 그렇게 나오죠”라고 공천을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당시 이 대통령이 총선을 앞두고 시장 등을 찾아 서민 경제 관련 행보를 한다는 질문에는 “그렇게 파도 들고 그렇게 알뜰살뜰하실 거면 법인카드로 그렇게 하지 마시지. 본인 돈으로 알뜰하게 초밥까지 그러지 마시지”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로 재임할 당시 법인카드로 과일 구매 등 식비·음식값을 지출했다는 의혹을 지적한 것이다.
이 후보자는 2021년 MBC 라디오 ‘뉴스하이킥’에 출연해서는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가 경제 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후보자는 당시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의 정책 관련 언급이 ‘사이다’같고, 일견 타당하게 이야기한다고 하면서도 “굉장히 걱정되는 면이 많은 얘기들이다. 과연 우리나라가 저렇게 가도 되나, 그리고 국민의 삶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면 이거 굉장히 우려되는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이 대통령이 추진한 기본소득, 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언급하면서 “그리스 국민이나 이런 국민들하고 달리 우리 국민들은 대한민국 미래에 대해서 더 걱정하시는 국민들 같다”면서 “그래서 오히려 그런 이재명 브랜드가 붙어 있는 정책들보다는 좀 방향전환을 하시는 게 저는 오히려 국민들 마음에 소구력이 더 있지 않을까”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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