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외환 거래 마감을 이틀 앞둔 가운데 연말 환율 종가가 작년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지만 여전히 역대급으로 높은 수준이란 점에서 불안감이 남아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6일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1,440.3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1월 4일(1,437.9원) 이후 약 한 달 반 만에 가장 낮다.
환율은 지난주 초 1,480원대로 치솟으며 연고점에 바짝 다가섰다가 24일 외환당국이 강도 높은 구두개입에 이어 각종 수급대책을 내놓으면서 30원 넘게 급락했다. 이는 3년 1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이었다.
다음 거래일인 26일에는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 헤지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중 1,420원대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이틀간 환율 변동 폭(고가-저가)은 55.4원에 달했다.
지난주 급락으로 오는 30일 결정되는 올해 연말 환율 종가는 지난해(1,472.5원)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연말엔 큰 반등 없이 환율이 1,450원 아래에 머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 환율이 오르는 관성이 꺾인 데다 심리적 저항이 생겨 최소한 연말까지 당국의 존재감이 빛을 발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연말 종가를 1,400∼1,420원대로 예상했다.
우리은행 임환열 연구원은 "환율이 급락하면서 그동안 달러를 쌓아놨던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도 추격 매도 형태로 출회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연말 환율이 1,440원 부근에서 마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환당국은 24일 개장 직후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정책 실행 능력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이례적으로 수위 높은 메시지를 냈다. 이어 서학개미의 국내 증시 복귀 시 세제 인센티브 등 대책을 쏟아냈으며, 국민연금도 환 헤지를 개시해 시장에 달러 매도 물량을 더했다.
연말 종가는 기업과 금융기관이 재무제표상 외화 부채를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연말 환율 종가가 높으면 외화 부채가 많은 기업과 금융기관의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주면서 내년 기업 대출과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환율이 여전히 과거에 비해 높은 수준이란 점에서 계속 경계심이 클 것으로 보인다.
연말 종가가 작년보다 낮아지더라도 역대 3위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외환위기였던 1997년 말 종가가 1,695.0원, 2024년이 1,472.5원이었다. 그다음이 2001년 1,313.5원으로 올해 평균치와는 100원 넘게 차이가 난다.
올해는 연중 내내 고환율이 이어졌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 26일까지 주간거래 종가 기준 올해 평균 환율은 1,421.9원이다.
이는 외환위기였던 1998년(1,394.9원)보다도 높아 역대 최고 수준이다.
올해 달러화가 연간으로 약세를 보인 점을 고려하면 원화 약세가 한층 두드러진다.
4분기 평균 환율은 1,452.6원으로 외환위기(1998년 1분기·1,596.9원) 이후 최고였던 올해 1분기 평균(1,452.9원)과 거의 같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평균 1,420원대 환율은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면서 "이러한 흐름이 고착하면 원화가 약세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 국내 투자가 더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거래가 한산한 연말을 지나 새해가 되면서 정부 '능력'이 본격 검증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전병철 NH농협은행 FX파생사업부 과장은 "이번 환율 하락은 당국의 관리 기조에 따른 기술적 조정의 성격이 강하다"면서 "수급 불균형 등 중장기 환율 여건이 근본적으로 변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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