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기고] 지속 가능한 성장의 출발 ‘상생’

관련이슈 기고 , 오피니언 최신

입력 : 2025-12-24 22:55:19 수정 : 2025-12-24 22:55:18

인쇄 메일 url 공유 - +

무한경쟁과 효율성이 최고의 미덕이던 시절이 있었다.

뒤처지면 끝이라고 두려워하면서, 사람들은 뭐든 빨리빨리 어떻게든 해내야 했다. 그런 노력과 희생으로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에 이르는 높은 경제적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 하지만, 성장의 양지만큼이나 음지도 짙어졌다. 무한경쟁에서 낙오된 사람들은 소외되었고, 무능하다고 비판받기 일쑤였다. 산업현장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도 애써 외면해 왔다. 인공지능(AI) 시대를 앞둔 현시점에서 과거의 성장 방정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이제는 정말 바뀌어야 한다.

변태섭 대·중소기업 농어업협력재단 사무총장

UN의 지속가능발전 목표에 해결의 실마리가 있다. 2015년 제70차 총회에서 193개국 만장일치로 채택된 지속가능발전 목표의 슬로건은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것’이다. 이 말을 우리말로 바꾸면 ‘함께 잘 살아간다’는 의미의 상생(相生)이 될 것이다.

기업 단위에서 함께 잘 살아가고자 하는 상생이 실천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충남 아산에 비데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이 있다. 이 회사는 대기업과 정부의 지원을 받아 생산관리시스템을 갖추고 되었고, 이후 생산량이 대폭 늘었다고 한다.

공장을 방문해 보니, 중년 여성들이 일렬로 앉아 순서에 따라 부품을 조립하여 완제품을 만드는 방식으로 비데를 생산하고 있었다. 상생에 기반을 둔 거창한 스마트 공장을 상상했던 필자 입장에서는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대표의 말은 사뭇 달랐다. 스마트 공장 관련 얘기가 아니라, 협력 관계가 전혀 없던 대기업 전문가들에 대한 진심 어린 감사함과 변화된 회사에 대한 자긍심이었다.

대기업 전문가들은 자신의 직장인 양 매일 출근하면서 문제를 찾기 시작했다고 했다. 불필요한 전선 줄을 정리하고 부품창고를 정리하는, 스마트화와는 사뭇 동떨어진 일부터 시작되었다고 했다. 근골격계 질환을 최소화하기 위해 맞춤형 전동 드라이버를 함께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생산량이 늘어난 것도 좋지만, 대기업 전문가들 덕분에 회사가 질적으로 변했고, 지역에서는 취업하고 싶은 회사가 되었다는 게 대표의 설명이었다.

이 사례는, 거창한 구호로서의 상생이 아니라, 작게 보면 중소기업 현장을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공간으로 변화시켜 중소기업의 미래를 밝힌 상생으로, 넓게 보면 지역사회에 괜찮은 일자리를 늘려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한 상생으로 평가할 수 있다. 지역의 중소기업이 소외되지 않도록 대기업이 따듯한 손을 내민 지속가능 성장의 작은 성공모델이 아닐까 싶다.

협력 관계 여부를 떠나 함께 잘 살아가기 위한 대기업의 진정성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며, 빠른 시간에 다른 대기업으로 확산되어 지속 가능한 성장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길 기대해 본다.

 

변태섭 대·중소기업 농어업협력재단 사무총장


오피니언

포토

수지, 거울 보고 찰칵…완벽 미모
  • 수지, 거울 보고 찰칵…완벽 미모
  • 김혜준 '깜찍한 볼하트'
  • 강한나 '아름다운 미소'
  • 전미도 '매력적인 눈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