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종주국 한국에서 국산 김치가 값싼 중국산 김치에 밀려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22일(현지시간) “한국은 김치를 수출하는 나라지만, 이제는 수입량이 수출량을 웃도는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김치 누적 수입액은 1억5946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증가했다. 그러나 수출액 증가 이상으로 수입 증가폭이 더 컸다. 김치 무역수지는 2207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으며, 적자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확대됐다. 올해 김치 수입액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가장 큰 원인은 가격 경쟁력이다. 중국산 김치는 ㎏당 약 1700원에 납품되는 반면 국산 김치는 평균 3600원 수준으로 두 배가 넘는다. 고물가 상황에서 식당들은 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국산 김치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며, 한 번 수입산으로 바꾼 식당이 다시 국산으로 돌아오는 경우는 드물다는 분석이다.
가디언은 “한국 소비자들은 식당에서 김치를 무료로 제공받는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외식업체 입장에서는 가격이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된다”고 짚었다.
국내 김치 산업의 구조적 한계도 지적된다. 국내 김치 제조업체의 약 75%는 종업원 4명 이하의 영세 사업장으로, 대규모 공장식 생산 체계를 갖춘 중국 업체들과 가격 경쟁을 벌이기 어렵다. 인천에서 김치 공장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가디언에 “김치는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지만, 식당들은 값싼 수입 김치를 택한다”며 “이미 시장을 빼앗긴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기후 변화로 인한 배추 수급 불안도 국산 김치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이상 고온과 기상이변으로 고랭지 배추 재배가 어려워지면서 도매가격이 단기간에 두세 배씩 뛰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가디언은 “한국 김치는 고유의 맛과 품질을 마지막 경쟁력으로 삼고 있지만, 가격을 앞세운 중국산 공세가 거세지면서 김치 종주국의 산업 생태계가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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