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멸 위기가 현실화되는 가운데 전북 지자체들이 청년 유입을 위한 다양한 해법을 내놓고 있다. 익산시는 이미 도시를 떠났던 청년층, 특히 30대를 다시 불러들이는 ‘정착형 전략’으로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고, 남원시는 대규모 기반 시설 구축을 통해 청년과 미래세대의 ‘귀환 기반’을 다지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자체 간 청년 유치 경쟁이 ‘지원금 경쟁’에서 ‘도시 구조 경쟁’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이 두 지역의 실험이 전북형 청년정책의 두 가지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익산 “청년이 머무는 도시”로 체질 전환
익산의 가장 큰 변화는 30대 인구 반등이다. 올해 11개월 동안 30대 인구가 691명 증가하며, 수년간 이어진 감소세가 멈췄다. 30대는 주거·일자리·육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정착 세대라는 점에서, 단순한 인구 이동을 넘어 도시 경쟁력 회복의 신호로 해석된다.
익산시는 이를 가능케 한 핵심 요인으로 대단위 브랜드 아파트 공급과 주택자금 대출이자 지원 확대, 광역 교통 접근성 등을 꼽는다. 특히 주택자금 대출이자 지원 사업은 전입 청년과 신혼부부의 실질적 부담을 낮추며 정책 효과를 수치로 증명했다. 신청자의 78%가 30대, 32%가 관외 전입자로 분석됐다.
여기에 대한민국 최초 ‘청년시청’ 설치는 익산 청년정책의 상징이다. 주거·일자리·창업·복지를 한 공간에 집약해 청년들이 정책을 ‘찾아다니지 않도록’ 만든 구조다. 전입 청년 웰컴패키지, 근로 청년 수당, 창업 단계별 지원은 익산을 선택할 이유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익산 사례의 또 다른 특징은 인구 유입이 출산 증가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30대 정착이 늘면서 출생아 수는 2023년 900명대에서 올해 11월 기준 1000명을 넘어섰다. 청년 유입이 정착, 결혼·출산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가시화된 셈이다. 이는 단기 이벤트성 정책이 아닌, 주거·일자리·육아를 묶은 전 생애 청년정책의 성과로 시는 평가한다.
◇남원 “돌아오고 싶은 도시” 위한 판 깔다
남원시는 아직 숫자로 드러난 인구 반등보다는, 기반 구축에 집중하는 단계다. 남원시는 올해 지리산 활력타운과 동부권 학교 복합시설, 청년피움 공간 조성이라는 ‘3대 핵심 정주 기반 시설’의 행정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며 실행 국면에 들어섰다.
지리산 활력타운은 단순 주거 단지를 넘어 귀농·귀촌·은퇴 세대까지 포괄하는 복합 주거 모델이다. 여기에 학교복합시설은 교육·체육·문화 인프라가 부족했던 동부권의 구조적 한계를 해소하는 역할을 맡는다. 청년피움공간은 일과 주거, 놀이가 결합된 청년 정착 거점으로, 청년협의체가 설계 단계부터 참여한 점이 특징이다. 주거 기반과 창업·커뮤니티 공간을 결합해 ‘살 수는 있지만, 일자리가 없는 도시’라는 기존 한계를 넘겠다는 전략이다.
익산과 남원은 모두 ‘청년 모시기’를 내세우지만, 접근 방식은 다르다. 익산이 이미 형성된 도시 기반 시설을 바탕으로 정착할 수 있는 조건을 빠르게 강화했다면, 남원은 중장기 관점에서 돌아올 수 있는 도시의 뼈대를 먼저 세우는 전략을 택했다.
전문가들은 “청년 정책의 성패는 결국 주거와 일자리, 교육의 동시 작동 여부에 달려 있다”며 “익산은 성과가 수치로 나타나는 단계, 남원은 향후 성과를 좌우할 기반을 완성하는 단계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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