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테네시주에 제련소 추진
11조 규모… 美 정부·기업도 투자
탈중국 공급망·북미 거점 마련
영풍·MBK측선 법적 대응 예고
LS, 희토류 영구자석 공장 검토
美 해저 케이블 공장 인근 유력
미국의 공급망 블록화 구상인 ‘팍스 실리카’(Pax Silica)에 기존의 반도체·조선·원전에 이어 한국 광물·소재 기업이 핵심 파트너사로 참여한다.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업인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기업의 투자를 받으며 현지에 전략 광물 제련소를 건립하기로 했다. LS전선도 미국 내 희토류 영구 자석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다.
고려아연은 15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테네시주에 10조9500억원 규모의 전략 광물 제련소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측과 합작법인(JV)을 세워 추진하며 미 국방부, 상무부, 방산 전략기업 등이 약 2조원 규모로 투자할 예정이다. 미 국방부가 고려아연의 주주가 되는 건 고려아연이 단순한 광물 기업을 넘어 미국의 안보 자산으로 편입되는 걸 의미한다.
미 국방부, 중앙정보국(CIA) 등은 국가 안보와 관련된 기업에 투자하며 그 역량을 활용하고 있다. CIA의 대규모 투자를 받으며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팔란티어’가 대표적이다.
이번 투자는 중국의 전략광물 수출 통제에 맞서 미국이 적극적으로 요구해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중국이 지난 10월 희토류 등 전략광물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자, 고려아연 측에 미 현지 생산을 독려하며 협의를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지난 10월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당시 미 상무부가 주도한 ‘핵심 전략광물 확보를 위한 한·미 간 협력 방안’ 논의에 참여하기도 했다.
고려아연의 미 현지 제련소는 안티모니·게르마늄 등 전략광물 품목 상당수를 미 현지에서 생산하며 첨단산업 소재 공급 거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2027∼2029년 3년에 걸쳐 완공될 예정이며 단계적으로 상업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연간 목표 생산량은 아연 30만t, 연(납) 20만t, 동 3500t, 희소금속 5100t 등이다.
미 정부는 고려아연의 제련소 건립을 전폭 지원할 전망이다. 고려아연은 미국의 정책금융 지원 대출 및 재무 투자자 대출 규모가 최대 6조921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칩스법’에 따라 미 상무부도 최대 3000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한다.
미국 측의 투자·지원이 현실화되면 최 회장 측은 영풍·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풍 측의 법적 대응이 걸림돌로 꼽힌다. 영풍·MBK는 “(고려아연의 미국 내 제련소 건설은) 사업적 상식에 반하는 경영권 방어용”이라며 “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미국 제련소 추진을 위해 한·미 합작법인인 JV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지분 10%를 넘길 예정이다. 영풍 측은 이에 대해 “회사에 현저한 손해를 발생시키는 위법 행위”라며 “이사회의 배임 우려는 물론 개정 상법상 이사의 총주주 충실 의무에 반할 소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전선·케이블 기업 LS전선도 미국 내 희토류 영구자석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LS전선은 희토류 산화물 확보부터 금속화, 자석 제조에 이르는 밸류체인 구축을 추진하며 전략 소재 영역까지 사업을 넓히고 있다.
미국 내 희토류 영구자석 공장 설립을 검토하는 것은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으로, LS전선은 버지니아주와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신규 공장은 LS전선이 건설 중인 미국 해저 케이블 공장 인근 부지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LS전선은 미국에서 세각선(구리선)과 고품질 구리 소재를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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