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 역사 루아르 ‘소비뇽 블랑 장인’ 앙리 부르주아/2002년 뉴질랜드 소비뇽블랑 심장 말보로에 끌로 앙리 설립/루아스 스타일+말보로 떼루아 결합 소비뇽 블랑·피노누아 탄생
포도는 같은 품종이라도 떼루아가 다르면 맛과 향의 캐릭터가 크게 바뀝니다. 소비뇽 블랑이 대표적인 품종입니다. 프랑스의 대표 소비뇽 블랑 산지 루아르의 상세르(Sancerre)·푸이 퓌메(Pouilly-Fume)와 뉴질랜드 말보로(Marlborough)는 와인을 잘 몰라도 마셔보면 확연하게 구분될 정도로 아로마, 복합미, 산도 등 스타일과 캐릭터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루아르 vs 말보로
루아르의 대표 소비뇽블랑 산지 상세르와 푸이퓌메는 자몽, 풋사과, 복숭아, 허브, 흰꽃, 풍성한 미네랄, 플린트(부싯돌), 스모키 노트가 두드러집니다. 보통 스틸탱크에서 발효하지만 대형 푸드르(1000ℓ이상 대형 오크통), 여러해 사용한 중성 배럴에서도 발효하고 일부만 새오크에서 발효하기도 합니다. 특히 루아르는 대부분 숙성과정에서 효모앙금과 숙성하는 쉬르리(Surlees)을 통해 부드러운 텍스처와 복합미를 만듭니다.
반면 말보로는 포도 품종의 원래 지닌 특징에 좀 더 집중합니다. 강렬한 풀냄새, 피망, 아스파라거스향이 가장 두드러지며 레몬, 라임, 구즈베리, 엘더베리향이 특징입니다. 조금 더 익으면 패션푸루트 느낌도 더해집니다. 특히 산도가 입에 침이 고일 정도로 아주 강렬합니다. 와인 초보자들도 한 번 마시면 그 강렬한 맛과 향을 잊을 수 없을 정도죠. 우리나라에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랍니다. 주로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낮은 온도에서 발효하고 사과산을 젖산으로 바꾸는 말로라틱 퍼먼테이션, 쉬르리, 오크 발효와 숙성을 거의 하지않습니다. 맑고 깨끗하고 순수하게 과일향과 생기발랄한 산도 위주로 뽑아냅니다.
◆뉴질랜드 말보로에 심은 앙리 부르주아 DNA
그렇다면 루아르 ‘소비뇽 블랑의 장인’이 루아르의 양조 기술· 스타일과 말보르의 떼루아를 결합해서 만드는 소비뇽 블랑은 어떤 맛이 날까요. 루아르의 소비뇽 블랑의 복합미, 말보르의 생기발랄한 산도와 퓨어한 과일향이 결합하면 완벽한 소비뇽블랑이 탄생하지 않을까요. 이런 상상을 현실로 만든 와이너리가 루아르의 최고의 산지로 꼽히는 상세르 샤비놀(Chavignol) 마을을 중심으로 10세대에 걸쳐 300년 넘게 최고의 상세르와 푸이퓌메 와인을 생산하는 앙리 부르주아(Henri Bourgeois)입니다. 이 와이너리는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의 심장 말보르에 와이너리 끌로 앙리(Clos Henri ) 세우고 루아르에서 300년 넘게 쌓아온 ‘손맛’을 뉴질랜드 떼루아에 접목한 빼어난 소비뇽블랑과 피노누아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9세대 오너 장 마리(Jean‑Marie)를 만났습니다. 앙리 부르주아 와인은 나라셀라에서 수입합니다.
세계 최고의 소비뇽 블랑을 만드는 자존심은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의 대표 산지 말보로에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앙리 부르주아는 2002년 이곳에 90ha를 매입해 이중 65ha에 소비뇽 블랑과 피노 누아를 심고 끌로 앙리(Clos Henri)를 설립합니다. 이곳에 포도밭을 조성한 이유가 있습니다. 원래 양을 키우던 방목지로 토양의 유기물이 완벽한 비율로 배합된 건강한 토양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자갈, 충적토, 진흙 등으로 이뤄진 토양이 두 품종의 잠재력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곳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루아르와 비슷한 트레 블랑쉐(Terres Blanches)/키메르지안 말(Kimmeridgian Marls), 라임스톤인 까이요트(Caillottes)/그리오트(Griottes), 실렉스(Silex)/플린트(Flint) 토양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신대륙에서 소비뇽 블랑과 피노 누아를 잘 표현하는 떼루아를 찾고 싶어서 20여년전 여행을 떠났어요. 남아공, 칠레, 아르헨티나 등을 돌아다니다 말보로를 발견했답니다. 당시만 해도 말보로는 지금처럼 유명하지 않았지만 떼루아가 뛰어난 와인을 생산하기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어요. 상세르처럼 이곳은 세가지 토양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죠.”
◆와이라우 밸리 vs 아와테레 밸리
뉴질랜드 소비뇽블랑 대표 산지인 말보로는 서늘한 해양성 기후에 일조량이 좋아 풍부한 풍미를 지닌 소비뇽블랑이 나옵니다. 말보로에는 독특한 떼루아를 만드는 두 개의 강 와이라우(Wairau)와 아와테레(Awatere) 강이 흐르며 이 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와이라우 밸리(Wairau Valley), 아와테레 밸리(Awatere Valley)에 말보로의 최고의 포도밭들이 몰려있습니다.
와이라우는 오래된 강바닥의 자갈 토양이 특징으로 시원하고 건조한 내륙 지역, 황량한 돌밭 지역, 해풍의 영향을 받는 해안 지역으로 이뤄졌습니다. 강렬한 과실 풍미와 바디감이 지닌 와인이 생산됩니다. 뉴질랜드에서 가장 햇살이 밝고 건조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히는 와이라우는 마오리어로 ‘구멍이 뚫린 구름이 있는 곳’이라는 뜻의 ‘케이 푸타 테 와이라우(Kei Puta Te Wairau)’에서 유래됐습니다.
와이라우 남쪽의 아와테레는 내륙의 카이쿠라 산맥에서 바다로 뻗어나간 산지입니다. 바다와 붙어있어 와이라우보다 더욱 시원하고 건조하며 바람이 많이 붑니다. 특히 고도가 높은 곳의 포도밭에서는 아로마틱한 피노누아와 드라마틱하고 독특한 소비뇽 블랑이 생산됩니다. 훨씬 남쪽이라 더 서늘하고 추운 곳이며 피망 맛을 살린 느낌으로 차별화합니다.
말보로의 남부밸리(Southern Valleys)는 오마카(Omaka), 페어홀(Fairhall), 브랜콧 (Brancott), 벤 모르반(Ben Morvan), 와이호파이 밸리(Waihopai Valley)가 주변 언덕을 감싸며 중요한 서브 지역을 형성합니다. 점토 토양이 많아 좀 더 우아하고 아로마틱한 피노누아가 특징입니다.
◆잠재력 간파한 앙리 부르주아
끌로 앙리는 와이라우 밸리에 있는데 이곳은 양옆의 산맥들이 악조건의 거친 날씨에서 보호하는 해양성 기후를 띱니다. 떼루아의 잠재력을 간파한 앙리 부르주아는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 땅 98ha를 사들여 포도밭 42ha와 숲을 조성했습니다. 말보로는 유기농 재배 비율이 15%인데 끌로 앙리는 모든 포도밭을 유기농으로 재배합니다. “소뿔 안에 소분뇨를 채워서 유기농 비료를 만들어요. 특히 고밀도로 식재했습니다. 보통 에이커당 2000그루를 심는데 우리는 두배가 넘는 5500 그루를 심었답니다. 이렇게 하면 포도 산출량은 줄지만 포도나무 뿌리가 깊게 땅속으로 파고 들면서 힘은 좋아져요. 기후 영향은 상대적으로 덜 받게 됩니다. 그래서 관개를 하지 않는 드라이 파밍이 가능하답니다. 물을 안 주면 포도가 지닌 본연의 에너지가 훨씬 더 커지고 뉴질랜드의 떼루아도 보다 잘 표현합니다. 농축미가 뛰어나고 미네랄리티를 더욱 잘 보여준답니다. ”
▶끌로 앙리 이스테이트 소비뇽 블랑(Estate Sauvignon Blanc)
라임, 레몬 껍질로 시작해 잘 익은 오렌지, 복숭아의 풍부한 과일향과 오렌지 블라썸 같은 흰 꽃향이 더해집니다. 생기 발랄한 산도가 균형있게 어우러지고 석회질 토양의 선사하는 미네랄이 피니시에서 길게 이어집니다. 신선한 생선, 굴, 샐러드와 잘 어울립니다. 프랑스의 전통에 따라 매우 높은 밀도로 포도나무를 심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포도나무 뿌리는 살아남기 위해 깊숙하게 뿌리를 내리고 다양한 지층의 성분을 축적해 아로마가 응측되고 힘있는 포도가 생산됩니다. 드라이 파밍과 유기농으로 재배합니다. 스틸 탱크에서 발효하고 3개월동안 효모 앙금 숙성해 복합미와 볼륨감을 더합니다.
▶끌로 앙리 이스테이트 피노 누아(Estate Pinot Noir)
잘 익은 체리, 자두로 시작해 말린 허브와 감초 등 향신료가 더해지고 담배와 스모키하고 스파이시한 뉘앙스도 느껴집니다. 훈제 연어, 참치 스테이크 등 기름진 생선 요리와 훌륭한 매칭을 이룹니다. 점토와 자갈로 이뤄진 토양에서 고밀도로 식재한 피노누아를 선별한 뒤 전체 송이(whole cluster)를 10–20% 사용해 발효합니다. 7500L 대형 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11개월간 숙성됩니다. 대형 오크 숙성은 작은 배럴 숙성과 달리 미묘한 오크 터치를 주면서도 균형을 해치지 않으며, 구조를 풍부하게 하되 향의 강도와 캐릭터를 그대로 유지하도록 돕습니다. 훈제 연어, 겉을 살짝 구운 참치 스테이크 같은 풍미 있는 생선 요리와 잘 어울립니다. 바비큐에서 갓 구운 램 랙과의 조합도 매우 훌륭합니다.
▶끌로 앙리 와이마웅가 싱글 빈야드 피노 누아(Waimaunga Single Vineyard Pinot Noir)
잘 익은 자두, 체리, 블루베리, 보이젠베리로 시작해 제비꽃 노트, 버섯, 가죽, 허브의 스파이시한 힌트가 더해집니다. 풍부하면서도 농축된 질감과 벨벳처럼 부드러운 탄닌, 미네랄, 긴 피니시도 매력을 더합니다. 10년 이상 숙성 잠재력을 지녔습니다. 줄기를 20% 사용해 복합미를 끌어 올리고 12개월동안 프렌치 오크(새 오크 20%)에서 숙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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