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불가 수준인데도 승인 처리
타인 토지까지 침범 시공 뒤 준공
토지주 민원 70차례 제기 불구
군 “적법·위법인정·적법” 반복
전남도 “군 감사결과 수용” 뒷짐
전남 함평군이 개발업자 자격이 없는 시공자에게 개발행위 허가를 내주고, 행정 절차상 승인할 수 없는 ‘허가불가 도면’까지 승인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로 인해 구조적으로 시공이 불가능한 시설이 준공 처리됐고, 군은 위법 사실을 인지하고도 5년째 원상회복을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논란은 2020년 함평군 월야면 빛그린산단 내 민원인 A씨 공장 인접 부지에 B씨의 건축자재 야적장이 조성되면서 시작됐다. 건축주가 제출한 당시 허가 도면은 평면·종단·횡단면도 간 이격거리와 절토·성토 라인, 배수로 위치 등이 서로 맞지 않는 등 기본 구조가 성립하지 않는 결함 도면이었다. 그럼에도 함평군은 해당 도면을 승인하고 이후 변경 승인까지 반복했다. 민원이 제기되자 군은 올 6월과 9월 민원 회신에서 “당시 도면은 허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도면이었다”고 뒤늦게 인정했다.
결함 도면을 바탕으로 공사가 진행되면서 인접 토지를 침범하는 불법 시공이 발생했지만 준공 과정에서도 행정 절차는 작동하지 않았다. 종·횡단면도 등 필수 심사 도면이 심사 단계에서 누락됐으며 군 전산·문서 시스템 어디에도 관련 검토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달리 담당자 복명서에는 ‘허가도면 전체 검토, 현장과 일치’라는 내용이 기재돼 있어 공문서 허위 작성 및 직무유기 의혹이 제기된다.
더 큰 문제는 군이 2021년 5월 위법 사실을 파악하고도 2023년 2월까지 약 20개월 동안 사실상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군은 2023년 건축주 고발 이후 경찰이 “시정 의지를 고려했다”며 불송치 결정을 내린 것을 이유로 후속 행정처리를 중단했다. A씨는 지난 5년간 70차례 이상 공식 문제를 제기했지만 군은 “적법 → 판단 유보 → 위법 인정 → 다시 적법”이라는 입장을 반복하며 사실상 결론을 미뤄 왔다.
당시 군 감사실은 이 사안의 핵심 쟁점인 도면 불일치 인지 여부, 허가불가 도면 승인 경위는 감사 범위에서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도 역시 A씨의 세 차례 재조사 요구에도 “군 감사 결과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판단을 회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5년째 방치된 A씨 토지는 여전히 경계 침범 상태이며 절토·배수 문제로 지반 안전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 A씨는 “수년간 제출한 질의에 상당수는 답변조차 없었다”며 “군과 도가 서로 책임을 미루는 사이 위법 여부는 5년째 규명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함평군 관계자는 “초기 선제 검토에서 자세히 보지 못한 부분이 있다. 변경신고 때 배수로 위치가 다르다는 민원이 제기되면서야 문제를 알게 됐다”며 “올해 말까지 원상복구조치를 요구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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