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성비 불균형에 위기감을 느낀 베트남 정부가 딸을 두명 낳으면 현금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정책을 제안했다.
6일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총 125조동(약 6조9700억원) 규모를 투입하는 건강·인구 프로그램을 최근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은 무너진 성비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이다. 베트남 정부는 2030년까지 출생 성비(여아 100명당 남아 수)를 109명 미만, 2035년까지 107명 미만으로 낮춘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재 베트남의 성비는 자연 성비인 104~106명을 크게 웃도는 111.4명이다. 특히 수도 하노이는 118.1명, 빈푹성은 118.5명 등 일부 지역은 120명에 가까울 정도로 심각하다. 여아 10명이 태어날 때 남아는 12명이 태어난다는 의미다.
베트남 정부는 2035년까지 125조동을 투입해 성비 불균형이 심각한 지역에 현금이나 생필품을 지원할 예정이다. 딸만 있는 가정을 장려하기 위해 딸 둘을 낳은 부부가 대상이다.
성별 선택을 막기 위한 규제도 강화한다. 태아 성별을 알려주는 의사의 면허를 박탈하고, 성별 선택 시술 등에 부과되는 벌금은 기존 3000만동(약 170만원)에서 최대 1억동(약 558만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는 베트남 평균 소득을 고려하면 상당히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이밖에 현재 6개월인 출산휴가 기간을 늘리고, 아빠에게 5일 추가 휴무를 지급하는 내용 등도 담겼다.
베트남 정부가 이러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그만큼 베트남 전반에 위기감이 팽배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2034년에는 짝을 찾지 못하는 남성이 150만명, 2059년에는 2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인신매매 증가 등 심각한 사회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베트남의 성비 불균형이 심각한 이유로 사회 전반에 뿌리내린 남아선호 문화가 꼽힌다. 이 때문에 여성의 활발한 사회 진출과 위상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성비 불균형이 해결됐던 우리나라와 달리 쉽게 해소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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