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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만의 복수혈전…홍명보, 감독으로 ‘멕시코’ 벽 넘을까

입력 : 2025-12-06 10:08:20 수정 : 2025-12-06 10:08:19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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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 프랑스월드컵서 선수로 1대3 패배
2026 북중미월드컵에서 같은 조에 편성
선수 아닌 ‘감독’으로 대결…“준비하겠다”
지난달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에서 홍명보 감독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뉴시스

 

1998년 프랑스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 대한민국 축구의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는 태극마크를 달고 멕시코와 맞섰다. 차범근 감독이 이끌던 한국 대표팀은 전반 28분 하석주의 환상적인 프리킥 선제골로 앞서나갔지만, 그의 백태클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놓이면서 3골을 내줘 1대3으로 역전패했다. 한국 수비 핵심이자 주장 완장을 차고 풀타임을 소화하며, 멕시코 선수들의 파상공세 속에서 고군분투했던 홍명보에게 멕시코전은 뼈아픈 좌절의 기억으로 남아있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감독으로 홍명보는 ‘2026 북중미월드컵’에서 다시 멕시코를 만난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케네디 센터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서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은 개최국인 멕시코(포트1), 남아프리카공화국(포트3), 유럽 플레이오프 패스 D 승자(포트4)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이로써 멕시코는 홍명보 감독의 선수 시절 쓰라린 기억이자 감독으로서 넘어야 할 첫 번째 관문이 됐다.

 

북중미월드컵은 참가국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되고 조별리그를 거쳐 32강 토너먼트가 시작되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치러진다. 한국은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포트2’에 배정되며 ‘죽음의 조’를 피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강으로 불리는 프랑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은 물론이고 포트2의 크로아티아, 포트3의 노르웨이 같은 강호들을 모두 피하면서 ‘추첨 대박’이라는 기분 좋은 전망까지도 나온다.

 

하지만 안심은 금물이다. 월드컵 무대에서 만만한 상대는 없어서다. A조에 속한 세 팀 모두 얕볼 수 없는 저력을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가 ‘2002 한일월드컵’에서 그랬듯 개최국 멕시코는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경기에 임한다는 큰 이점을 가진다. 한국에게는 1998년(1대3 패배)과 2018년 러시아월드컵(1대2 패배)에서 모두 패배를 안겨준 불편한 상대이기도 하다. 선수 시절 패배를 경험했던 홍 감독은 멕시코의 끈끈하고 기술적인 축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기에 수적 열세나 조직력 붕괴를 절대 허용해서는 안 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FIFA 랭킹(61위)이 가장 낮아 그나마 쉬운 상대로 평가되지만, 아프리카 특유의 피지컬과 예측 불가능한 플레이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 예선에서의 경고 누적 선수 출전으로 몰수패까지 당하는 상황까지 겪었던 만큼 내년 월드컵 무대에서 명예회복을 노릴 투지는 우리에게도 분명 부담스러울 수 있다.

 

아직 구체적인 상대가 나오지 않은 유럽 플레이오프 패스 D 승자는 덴마크(21위), 북마케도니아(65위), 체코(44위), 아일랜드(59위) 중에서 결정된다. 모두 유럽 축구의 견고한 조직력과 탄탄한 기본기를 갖춰 어떤 팀이 올라와도 만만치 않은 경기가 예상된다.

 

이번 조 추첨은 홍 감독에게 선수 시절 아쉬움을 깨끗이 씻어낼 운명적인 기회다. 홍 감독은 조 추첨식 참석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멕시코에 대해 “그때나 지금이나 굉장히 좋은 팀”이라면서도 “우리도 좋은 준비를 해서 경기하겠다”고 말했다. 1998년 월드컵 당시 대표팀 일원으로서 패배의 아픔을 직접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선수들에게 패배가 아닌 승리의 기억을 선물하고자 할 것이다.

 

승점을 쌓는 것만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길인 게 분명한 만큼 목표도 뚜렷해졌다. 특히 한국이 A조의 모든 경기를 멕시코 내에서 치르게 되어 다른 조 팀들에 비해 이동 거리가 짧아 체력 관리에 유리하다는 점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도 있다. 28년 전 멕시코전의 뼈아픈 패배는 돌이킬 수 없는 역사가 된 가운데, 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 지에도 축구팬들의 시선이 쏠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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