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세 겹이나 껴입었는데도 추워요."
강추위가 찾아온 3일 오전 출근길에 나선 직장인들은 두 손을 주머니에 꽂아 넣고 종종걸음을 했다.
롱패딩에 털모자, 귀마개로 무장하고 목도리로 얼굴까지 가려봤지만, 틈새를 파고드는 칼바람에 "너무 춥다"는 말이 무의식적으로 흘러나왔고 코끝은 빨개졌다.
출근을 위해 지하철 4호선 혜화역으로 향하던 직장인 송모(35)씨는 "옷을 평소처럼 입었는데 그러면 안 될 것 같다"며 "전날도 추웠지만 더 추워졌다. 목도리도 꺼내야겠다"고 말했다.
종로구 계동에 있는 직장에 가는 길이라는 회사원 김모(45)씨는 "일기예보를 보고 춥다는 것을 미리 알아 평소에 입던 얇은 재킷을 넣어두고 두툼한 패딩을 꺼내입었다"며 "마스크가 특히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등굣길 학생들은 핫팩을 손에 꼭 쥐었다.
지하철 5·6호선 공덕역 인근에서 만난 김지훈(17)군은 "날씨가 생각보다 더 춥다. 어떻게 이렇게 추울 수가 있나 싶다"며 "핫팩에 기모 티셔츠와 기모 바지를 입고 나왔다"고 했다.
반려견도 추위에 패딩을 껴입었다.
진도 믹스견 '설이'와 산책 나온 이동희(55)씨는 "야외 배변을 하는 강아지라 춥더라도 밖에 나와야 한다"며 "사람이 추워서 따뜻하게 입는 것도 중요하지만 강아지도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누구보다도 추위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사람은 야외노동자들이다.
공덕역 앞에서 한손에 핫팩을 쥐고 헬스장 전단을 나눠주던 손정남(74)씨는 "추운 것을 알고 있지만 일터인데 안 나올 수가 없다"며 "조끼에 내복까지 입었는데도 추워 바람을 조금이라도 피하려고 계단 한 칸이라도 안쪽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종로구 동숭동에서 만난 환경미화원 한모(55)씨는 방한 마스크로 얼굴을 가려 눈만 내놓은 모습이었다.
한씨는 "오전 4시 반에 집을 나서면서 엄청 추울 거란 예보를 보고 방한 마스크까지 썼다"며 "일을 시작할 때는 손이 너무 시리지만, 하다 보면 괜찮아진다"고 했다.
노량진수산시장은 추위 속에서도 장사 준비에 바쁜 모습이었다.
경매를 마친 상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컵라면을 먹으며 몸을 녹이기도 했다.
이헌근(57)씨는 "요 며칠 겨울이어도 포근했는데 갑자기 추워졌다"며 "노량진수산시장은 다른 곳보다 체감온도가 4∼5도는 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서울 기온은 -7.3도를 기록 중이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11.9도로 더 낮다.
목요일인 4일도 강추위가 이어지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9도, 낮 최고기온은 3도로 예보됐으며 오후부터 밤까지 1㎝ 안팎의 눈도 내리겠다.
<연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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