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가나 취업 카페만 가도 “취업이 너무 안 된다”는 말이 흔하게 들리는 가운데 그 막막함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 한국고용정보원이 청년들을 10년 넘게 추적 조사한 결과, 청년 한 명이 첫 직장을 얻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22.7개월이었다. 거의 2년 동안 취업 준비만 한다는 뜻이다. 10년 전보다 4개월이나 더 길어졌고, 취업 준비가 인생의 한 구간을 갉아먹는 상황이 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사는 지역에 따라 취업 기간이 갈린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수도권이나 지방이나 취업에 드는 시간은 거의 같았다.
그런데 최근 조사에서는 수도권 청년은 평균 21.2개월, 비수도권 청년은 24.6개월이 걸렸다.
즉, 지방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약 3개월을 더 오래 취업 준비해야 한다.
수도권의 취업 준비 기간이 조금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지방은 6개월 이상 늘어나면서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지방 청년에게 취업은 더 멀고, 더 오래 걸리는 길이 된 셈이다.
과거에는 졸업과 동시에 취업하는 청년이 흔했다.
5명 중 1명이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10명 중 1명만 졸업 후 바로 취업 문을 연다.
그냥 “조금 어려워졌다” 수준이 아니다.
취업까지 4년 이상 걸리는 청년 비율도 오히려 늘어났다.
취업 준비가 길어질수록 불안감은 커지고, 기대하는 일자리와 실제 선택하는 일자리 간의 괴리도 커진다.
남성과 여성의 취업 기간도 크게 차이났다. 남성 평균 27.1개월, 여성은 18.8개월.
남성은 군 복무로 ‘경력 공백’이 생기고,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늦게 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학력에 따라 취업 준비 기간 차이는 더 크다.
4년제 대학생은 약 10개월, 전문대졸은 13.9개월, 고졸 이하 청년은 무려 33.6개월이었다.
과거 고졸 청년의 취업 준비 기간이 4년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고졸 청년에게 취업 과정은 길고 고단하다.
더 큰 문제는 취업이 늦어졌지만 첫 직장의 안정성은 오히려 나빠졌다는 점이다.
10년 전에는 청년의 첫 직장 10곳 중 7곳이 정규직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10곳 중 6곳만 정규직이다.
임시직·일용직 비중은 크게 늘었다.
즉, 청년들이 원하는 직장은 줄어들고, “일단 들어가 본 뒤 경력을 쌓자”는 형태의 취업이 많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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