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관광객 늘리겠다” 이유
8년 만에 운행 제한 규제 완화
좁은 도로에 차·사람 엉켜 ‘아슬’
천진항 하선 안전관리도 허술
“車 진입 제한 시설물 설치 필요”
10여명의 사상자를 낸 제주도 부속섬 우도에서 발생한 렌터카 승합차 돌진사고에 대해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8년 만에 허용된 우도 렌터카 반입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제주도는 2017년 8월부터 ‘섬 속의 섬’인 우도의 교통 혼잡 해소와 안전 확보를 위해 렌터카는 물론 대여 이륜자동차와 전세버스 운행을 엄격하게 제한해왔다. 하지만 이번 승합차처럼 65세 이상 노인, 영유아, 1∼3급 장애인이 탄 렌터카는 예외적으로 허용해왔다. 우도 1박 이상 투숙객도 차량을 갖고 들어갈 수 있다.
26일 도에 따르면 우도에선 현재 16인승 이하 전세버스와 수소·전기 렌터카, 1∼3급 장애인 및 65세 이상 노약자, 임산부, 교통약자를 동반하는 보호자 등이 탄 렌터카는 운행이 허용된 상황이다. 도는 지난 8월 우도 안 차량 통행을 제한한 뒤 처음으로 관광객을 늘리겠다는 이유로 수소·전기차 렌터카와 16인승 전세버스의 운행을 허용했다. 대여 이륜자동차 등 통행제한도 모두 풀었다. 가뜩이나 도로가 좁은 우도는 차량과 보행자, 관광용 삼륜차 등이 엉켜 늘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이번 운행 제한 완화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 실제 규제가 풀린 지난 8~10월 우도에 들어간 차량은 하루 평균 358대로, 1년 전(308대)보다 16.2% 늘었다. 같은 기간 관광객도 하루 평균 4250명에서 4575명으로, 7.6% 증가했다. 차량과 보행자가 동시에 늘어난 결과, 교통사고 환자 수는 17명에서 34명으로 두 배 뛰었다.
천진항에 도착한 도항선에서 내린 관광객과 차량에 대한 안전관리도 허술하다는 우려가 많다. 천진항 대합실까지 이어진 150m가량의 도로는 인도와 차도가 구분돼 있기는 하지만 배에서 내린 차량과 보행자는 아무런 제재 없이 뒤엉켜 다니곤 한다.
도항선에서 승선객이 먼저 내리는 방식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도의 한 주민은 “차량이 먼저 내렸으면 안전했을 텐데, 평소 ‘차가 왜 먼저 내리느냐’는 관광객의 민원이 많아 선사가 사람부터 하선시켜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앞에 걸어가던 사람들을 차량이 친 것 같다”고 말했다.
사고를 낸 승합차는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렌터카로, 운전자 이모(62)씨를 포함해 전남에서 제주도로 여행 온 3쌍의 부부가 타고 있었다. 인명 피해를 입은 8명의 보행자 역시 모두 배에서 내린 관광객이었다.
한동수 제주도의회 의원은 “도항선에 렌터카를 타고 들어오는 것을 제한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검토해봐야 한다”며 “천진항과 같이 차량과 사람이 밀집된 곳에 차량 진입을 제한하는 시설물 등을 설치하고 억제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황국 도의원도 “지난 8월 우도 내 차량 운행 제한이 완화되고 나서 크고 작은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며 “차량 운행 제한 완화 조치에 대해 고민해야 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영길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우도 내 차량 운행 제한 조치는 1년만 유효하다”며 “1년이 되는 시점에 다시 한번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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