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성범죄 의혹’ 한달내 규명 수순
트럼프, 與 이탈 감지에 “찬성” 돌아서
표결 막던 공화, 여론 들끓자 줄이탈
“대통령, 당·의회 장악력 감소” 분석
트럼프 지지율 38%… 집권 2기 ‘최저’
미 연방 하원과 상원이 잇따라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자료를 공개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향후 자료 내용에 따라 미국 정·재계, 연예계에 어떤 파문이 일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꺼려온 엡스타인 파일 공개에 공화당이 찬성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내 영향력의 한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8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은 본회의에서 ‘엡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안’(Epstein Files Transparency Act)을 찬성 427표, 반대 1표로 가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알려진 공화당 소속 클레이 히긴스 루이지애나 하원의원만 유일한 반대표를 던졌다. 이어 상원은 만장일치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대통령이 의회를 통과한 법안에 서명하면 법무부는 엡스타인과 공범인 길레인 맥스웰 관련 미 연방수사국(FBI) 등 수사당국이 보유한 수사자료, 기밀 기록 등을 30일 내 공개해야 한다.
엡스타인은 2019년 재판을 기다리던 중 교도소에서 사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엡스타인과 교류한 사실이 여러 차례 보도되며 엡스타인 사건과의 연관성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딥스테이트’(연방 정부 내 기득권 집단)가 민주당과 연예계 엡스타인 관련자들을 보호하고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파일은 엡스타인의 범죄 사실은 물론 그의 네트워크를 보여줄 것이라는 점에서 ‘뇌관’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는 그동안 엡스타인 문건 공개 요구를 일축하며 법안 표결을 막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공화당 내 이탈표가 속출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공화당 의원들에게 돌연 찬성표를 던지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안 통과 후에도 “엡스타인 이슈는 민주당의 사기(hoax)”라며 “엡스타인이 자신에게는 돈을 주지 않았지만 민주당 인사들이 그로부터 돈을 받아 챙겼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민주당 소속인 로 카나 캘리포니아 하원의원과 엡스타인 법안을 공동 발의한 공화당 소속 토머스 매시 켄터키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그의 지지 기반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는 ‘엡스타인 파일을 아직도 원하면 여러분은 더 이상 내 지지자가 아니다’라고 말한 순간 지지층과의 연결고리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선회에 대해 그는 “체면치레용”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가 없어도 법안은 큰 표 차로 통과됐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공화당은 일반 여론의 엡스타인 자료 공개 요구가 거세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달 초 공화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서 공화당 내에선 엡스타인 자료 공개 법안에 반대하면 내년 중간선거 전망이 더욱 어두워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돼왔다.
각종 잡음이 이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집권 2기 들어 최저치로 떨어졌다. 로이터통신·입소스가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14∼17일 조사, 미국 성인 1017명 대상, 표본오차 ±3%포인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8%였다. 로이터는 “미국인들은 생활물가와 그의 엡스타인 조사 관련 처리에 불만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짚었다. 이 조사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엡스타인 관련 정보를 은폐하고 있다고 믿는 응답자는 70%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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