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는 약 870만종의 생명체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새로운 종이 발견되고 사라지지만 일부 생명체들은 그 존재가 너무나 희귀해 잘 알려지지 않은 경우도 있다. 물론 러시아의 빅풋이나 유럽의 네스호, 일본의 4m 메기와 같이 ‘유일’하지만 전 세계인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유명’해진 생명체도 있다. 이들은 종종 사람들 앞에 출몰해 놀라움을 안기기도 하는데, 최근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초희귀 흰색 동물’이 모습을 드러내 많은 이들을 놀라움에 빠뜨렸다.
해당 동물을 본 사람들은 “외계인일까? 아니면 괴물?”, “산을 지키는 전설 속의 산신 같다”, “만화나 게임 캐릭터 같기도 하다. 퀘스트를 줄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강한 호기심을 드러냈다.
지난 11월 1일 스페인에서 활동하는 야생동물 사진작가 양헬 이달고(Ángel Hidalgo)는 새하얀 털옷으로 무장한 채 강렬한 눈빛으로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한 동물과 조우했다. 그는 이 동물을 만난 순간 온몸이 마비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전하며 해당 동물을 ‘지중해 숲의 하얀 유령’이라고 표현했다.
양헬 이달고는 숨어 사는 희귀동물을 찾아다니는 사진작가로 어느 날 스페인 남부 하엔 지역의 숲속에 설치해둔 무인 카메라를 확인하다가 깜짝 놀랐다고 한다.
카메라에 몸 전체가 새하얀 털로 뒤덮인 희귀한 개체가 찍혀있던 것이다. 이에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자 몇 달 동안 잠복을 감행한 그는 마침내 그 하얀 개체를 만났다.
양헬 이달고는 해당 생명체가 ‘이베리아스라소니’라고 밝혔다. 스페인 남부에 서식하는 ‘이베리아스라소니’는 갈색 바탕에 검은 반점이 있는 털이 특징으로, 겨울이 되면 털이 전체적으로 회색빛을 띠기도 하지만 사진과 같이 온통 순백색 털이 뒤덮인 개체가 나타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을 본 동물학자들은 이 개체가 알비노(백색증)도 루시즘(백변증)도 아니라고 결론지었다. 현재는 추측 단계지만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털이 눈처럼 변한 듯하다고 밝혔다. 작가는 “사진이 찍힌 인근에서 털이 하얗게 변했다가 나중에 원래대로 돌아간 다른 동물이 있다”면서 학자들이 사진 속 개체를 일시 포획해 체모와 혈액 등을 채취, 자세히 조사하면 흰 털의 미스터리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베리아스라소니’는 2010년대까지만 해도 야생에서의 개체 수가 가장 적은 고양잇과 동물이었다. 서식지 파괴와 밀렵, 먹이 감소로 개체가 급속히 줄어 고작 94마리밖에 남지 않아 멸종 위기에 가까운 동물에 속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체계적인 보전과 복원 계획을 통해 멸종을 피할 수 있었다. 2023년 5월에는 개체 수가 1668마리로 늘었다는 보고가 나와 멸종 위기종에서 취약종으로 격상됐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마지막 서식지였던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지역과 포르투갈 남부 지역에서만 서식하며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어 계속해 복원 사업이 진행 중이다.
한편 양헬 이달고 작가는 이 희귀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정확한 발견 장소가 어디인지는 비밀에 부치고 있다.
멸종 위기종을 보존하기 위한 많은 사람들의 노력 덕분에 오늘날 우리는 이처럼 희귀한 흰색 ‘이베리아스라소니’를 만날 수 있었다. 이는 보존을 위한 피 땀 눈물이 얼마나 아름답고 값진 결과를 보여주는지 알 수 있는 좋은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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