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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공대 교수 “수능 국어 17번 정답 없어…논리적 모순” 주장

입력 : 2025-11-19 14:13:13 수정 : 2025-11-19 14:13:12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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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 영역의 고난도 문항으로 꼽힌 17번 문제를 두고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대학 교수의 주장이 제기됐다.

 

19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충형 포항공대(포스텍) 철학과 교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게시판과 온라인 수험생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통해 “17번 문항에는 평가원이 지정한 정답이 성립할 수 없다”며 문제의 논리적 모순을 지적했다.

이충형 포항공대 철학과 교수가 논리적 모순을 지적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 영역 17번 문항. 연합뉴스

해당 문항은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인격 동일성’ 개념을 다룬 지문을 바탕으로, 두뇌의 의식을 스캔해 프로그램으로 재현한 존재가 원래의 인격과 동일한지 판단하도록 구성돼 있다. 문제의 ‘갑’은 “재현된 의식은 본래의 자신과 동일한 인격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평가원은 이를 이해한 학생의 반응으로 가장 적절한 보기로 3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3번 보기인 “칸트 이전 견해에 따르면 ‘생각하는 나’의 지속만으로는 인격의 동일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갑의 입장은 옳지 않다”가 지문 내용과 모순돼 정답이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지문에 등장하는 “인격 동일성의 유력한 전통적 견해는 ‘생각하는 나’인 영혼이 단일한 주관으로써 지속한다는 것”이라는 설명을 근거로 들었다. 만약 의식을 스캔해 만든 존재가 ‘단일한 주관’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갑의 입장이 옳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문제를 단순 논리 구조로 풀어 “a=b이고, a가 C면 b도 C다”라는 식의 정리로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갑은 ‘생각하는 나’만을 언급하고 있으며, 지문에서 이를 영혼과 동일시한다는 연결고리는 제시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핵심 개념인 ‘생각하는 나’와 ‘영혼’이 문제에서 분리돼 있는데, 이를 동일하게 전제해야만 평가원의 정답 논리가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고등학생 수준에서 ‘지속성’, ‘수적 동일성’ 같은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다”며 “본인 역시 지문을 해석하는 데 20분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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