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팩트시트’ 발표 4일만에 첫 반응
논평 통해 ‘핵 도미노’ 언급하며 맹비난
中 관영언론 “양국 관계에 불확실성” 경고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두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핵추진잠수함(핵잠) 도입’ 등을 이끌어내며 한·미 동맹은 한 단계 올라섰다. 미국과 결속을 강화하는 정부의 이 같은 결단이 대북·대중 관계에서는 불가피한 도전 요소가 되는 모습이 포착된다. 핵잠이라는 승부수가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에서 어떤 득실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18일 외교가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로 명문화된 핵잠 도입 등은 한국이 미국 쪽에 확실히 서면서 현재 정부의 대북·대중 정책과 상충되는 것을 감수했다고 해석된다. 국익을 중심에 둔 외교 기조에 따라 일종의 베팅이 이루어졌다는 의미다. 한·미 관세·안보 협상을 일단락한 뒤 정부는 북한에 군사회담을 제안하고, 중국이 내비쳐 온 불편한 기색을 의식한 듯 동북아 3국 표기 순서를 한·일·중에서 한·중·일로 통일한다고 밝혔다. 한·미 동맹의 전략적 전환을 알림과 동시에 중국, 북한과의 관계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조장원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팩트시트 내용에 대해 “이 대통령이 여러 위험 요소를 안고 결단을 한 것”이라며 “관세 협상에서 양보를 하면서 원자력협정 개정 논의, 핵잠을 대가로 받은 것인데 둘 다 북·중과의 관계 개선을 바란 쪽에서 보기엔 깜짝 놀랄 만한 전개”라고 분석했다. 특히 북한 입장에서 “이번 정부가 화해 무드를 조성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거꾸로 한·미 연합훈련이나 핵잠 등으로 협력이 강화되니 외무성에서 심각한 분석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조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실제로 북한은 팩트시트 발표 4일 만인 이날 낸 첫 반응에서 “한국의 핵잠 승인은 엄중한 사태이며 대결적 기도가 다시 한번 공식화됐다. 핵 도미노를 초래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통일부는 이에 대해 “기존 입장 반복에 수위 조절된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향후 상황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북한은 전날 국방부가 제안한 군사당국회담에 반응하지 않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로 11년 만에 방한하며 겨우 마련된 중국과의 관계 개선 분위기도 핵잠 리스크로 인해 아슬아슬하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7일(현지시간) “(핵잠은) 인도태평양 전략에 한국을 더 깊이 끌어들이려는 미국의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한국을 더 위험한 처지에 빠뜨릴 수 있다”며 “한국 핵잠이 미국의 중국 억제 전략에 기여하게 될 경우 중·한 관계에 중대한 불확실성과 부정적 영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핵잠을 비롯한 한·미 안보 협력 강화 움직임은 우리 정부 내 동맹파와 자주파의 대결에서 커다란 터닝 포인트인 한편, 한동안 기대를 모았던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은 낮춘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 연구위원은 “이번 한·미 협상 결과는 동맹파 입장에서 커다란 성과를 낸 것”이라며 “한국이 핵잠을 언급하는데 통일부가 아무리 개성공단, 원산 관광 등 이야기해도 북한과 거리를 좁히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여러 차례 보낸 초대장에 답을 받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핵잠 협력까지 승인한 것은 사실상 북·미 대화에 대해 잠시 내려놓는다는 의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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