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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몰 경쟁력, 이제는 ‘판단력’이 가른다 [브랜드 커머스 시대]

입력 : 2025-11-19 06:00:00 수정 : 2025-11-18 16:02:35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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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중소상공인들이 대형 유통 플랫폼에서 첫 판매를 시작하지만, 치솟는 광고비와 높은 수수료,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금세 한계에 부딪힙니다. 하지만 누구도 이들에게 ‘그 다음 단계’의 길을 말해주지 않습니다. 플랫폼 커머스의 한계가 분명해진 지금, 자사몰을 중심으로 독립적이고 주도적으로 브랜드를 키우려는 움직임은 ‘브랜드 커머스’라는 거대한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브랜드 커머스 시대]는 이 변화의 중심에서, 브랜드가 놓치지 말아야 할 인사이트를 전하는 전문가 기고 시리즈입니다.

 

▲김태오 아임웹 최고제품책임자(CPO)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의 발전으로 브랜드는 이제 무엇이든 실행할 수 있는 시대에 들어섰다. 몇 분 만에 쇼핑몰을 만들고, 클릭 한 번으로 CRM(고객관계관리) 캠페인을 설정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도구는 충분한데, 여전히 매출은 정체되고 고객은 떠난다. 브랜드가 ‘할 수 있는 일’은 늘었지만, ‘해야 할 일’은 더 모호해진 시대. 이제 브랜드에게 필요한 건 더 많은 기능이 아니라,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감각이다.

 

제대로 정의해야 제대로 실행한다

모든 브랜드는 각자의 문제를 안고 있다. 누군가는 “광고 효율이 떨어진다”고 말하고, 다른 누군가는 “유입은 많은데 전환이 안 된다”고 말한다. 문제의 양상은 달라도 접근 방식은 비슷하다. 대부분 ‘더 많은 도구’나 ‘새로운 기능’으로 해결하려 한다. 그러나 진짜 답은 도구가 아니라, 문제를 바라보는 데이터의 관점에 있다.

 

한 패션 브랜드는 광고 효율 저하를 겪자 예산을 늘리는 대신, AI 분석으로 리뷰 데이터를 다시 들여다봤다. 그 결과 고객이 가장 많이 언급한 키워드는 ‘핏’이 아니라 ‘사이즈 불만’이었다. 이후 사이즈 추천 기능을 고도화하자 재구매율이 40% 이상 상승했다. 문제를 얼마나 정확히 정의하느냐가 실행의 효율을 좌우한 사례다.

 

이처럼 많은 브랜드가 성장 정체기를 겪는 이유 중 하나는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문제의 본질을 잘못 정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구매율이 낮을 때 쿠폰을 발급하거나, 유입이 줄었다고 광고비를 늘리는 식의 대응은 본질을 놓친 해법이다. 할 수 있는 일을 늘리는 것보다, 해야 하는 일을 정확히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결국 문제 정의의 출발점은 데이터다. 광고 지표나 매출 수치뿐 아니라 고객이 남긴 리뷰, 문의, 클릭 패턴 같은 고객 접점의 데이터가 문제의 본질을 드러낸다. 브랜드가 더 많은 고객 접점을 확보할수록, 문제를 더 정확히 정의할 수 있다. 그리고 정확한 정의 위에서만 실행은 힘을 발휘한다.

 

고객 ‘접점’을 읽는 브랜드가 성장한다

브랜드가 올바른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데이터 해석력이 필수다. 그 출발점은 고객과의 접점에서 얼마나 다양한 고객의 행동을 잘 데이터화해서 수집하고 있느냐다. 이런 데이터가 많고 원하는 방식으로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고객의 행동, 피드백, 구매 여정을 정밀하게 이해할 수 있다. 이때 핵심 도구가 바로 애널리틱스(Analytics)다. 과거에는 데이터 분석이 전문가의 영역이었다면, 이제는 브랜드 운영자 스스로도 실시간 데이터를 보고 문제를 진단할 수 있는 환경이 열리고 있다.

 

자사몰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데이터 접점의 허브 역할을 한다. 대형 유통 플랫폼과 달리 브랜드가 직접 사이트를 만들고 상품을 등록하며, 주문·결제·리뷰까지 모든 과정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이 덕분에 고객 행동 데이터를 온전히 브랜드 자산으로 쌓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신규 고객이 어떤 경로로 유입돼 첫 구매로 이어지는지, 첫 구매 후 재방문까지 며칠이 걸리는지, 어떤 상품 상세페이지에서 이탈률이 높은지 등을 분석할 수 있다. 이 데이터는 곧 브랜드의 ‘문제 정의력’을 높인다. 리뷰나 VOC(고객의 소리) 데이터를 분석해 제품 개선 포인트를 찾는 브랜드, 유입 경로별 전환율을 비교해 마케팅 메시지의 불일치를 발견하는 브랜드, CRM 반응률을 통해 고객 세그먼트를 재정의하는 브랜드 모두가 그 예다.

 

이제 경쟁력은 실행에 옮기는 방법을 잘 아는 게 아니라, 데이터로 문제를 얼마나 정확히 해석하는가에 달려 있다. 자사몰은 이 데이터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수집하고 검증할 수 있는 브랜드의 중심 플랫폼이다. 결국, 데이터 해석의 출발점이자 브랜드 성장의 엔진은 접점이며, 그 접점을 설계할 수 있는 자사몰의 가치가 더욱 커질 것이다. 하지만 고객 접점이 늘어날수록, 브랜드가 마주해야 할 데이터의 양과 복잡도도 급격히 커진다. 사람의 직관만으로 모든 변화를 읽어내기 어려워지는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AI의 판단 보조 역할이다.

 

▲데이터 접점의 허브인 자사몰

AI는 브랜드의 싱크탱크

이런 맥락에서 AI는 이제 단순히 실행 속도를 높이는 보조 도구를 넘어, 브랜드의 판단력을 강화하는 파트너로 발전하고 있다. 데이터를 분석해 브랜드가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올바른 해결 방향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다.

 

과거의 AI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자동화했다면, 앞으로의 AI는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가’를 함께 분석한다. 예를 들어 단순히 “전환율이 떨어졌다”고 알려주는 대신, “리뷰에서 배송 불만이 늘고 광고 클릭 대비 상세페이지 이탈률이 증가했다”는 식의 맥락적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피드백은 단순한 데이터 리포트가 아니라, 브랜드의 판단 속도를 높이는 실질적 조언이 된다.

 

자사몰 솔루션 ‘아임웹’ 역시 이러한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아임웹은 사이트 구축·결제·리뷰·상담 등 자사몰 운영의 전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브랜드가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정확한 해법을 설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결국 AI의 진짜 역할은 브랜드의 실행을 대신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의 판단을 명료하게 만드는 것으로 진화하고 있다.

 

도구는 누구나 쓸 수 있지만, 어디에 쓸지는 브랜드만이 결정할 수 있다. AI가 실행을 대신하는 시대에 브랜드가 해야 할 일은 더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더 정확히 보는 것이다. 문제 해결 방법에 앞선, 문제 정의력이 곧 브랜드의 경쟁력이다.

 

[필진 소개]

-아임웹 CPO

-전 엔라이즈 CPO

-전 토스뱅크 Lead Product Owner

-전 비바리퍼블리카(토스) Lead Product Owner

-전 빙글 Direct of Produ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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