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한 노만석 대행과 29기 동기
내부 “후배들 위한 용퇴” 평가도
집단 반발 검사장들 “항명 아냐”
與 “평검사 강등 관철” 연일 강공
박재억 수원지검장(사법연수원 29기)과 송강 광주고검장(29기)의 사의표명은 일선 검사장 중 최선임으로서 후배 검사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용퇴 성격도 함께 담겼다는 게 검찰 내부의 평가다. 두 검사장은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대한 내부 반발로 불명예스럽게 물러난 노만석 전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과 구자현 신임 대행의 29기 동기이다.
17일 법조계 안팎에선 다른 검사장들의 연쇄 사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평검사 전보가 현실화할 경우 검찰 내부 반발은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 지검장과 함께 입장문을 낸 복수의 후배 기수 검사장들은 “현 상황에서 검사장들이 줄줄이 옷벗고 나가는 것도 후배 검사들에게 할 도리가 아니다”(일선의 한 검사장)라며 연쇄 사표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박 지검장은 지난 10일 전국 검사장 17명과 함께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검찰총장 권한대행께 추가 설명을 요청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대표로 게재한 인물이다. 검사장들은 입장문에서 노 전 대행에게 “항소 포기 지시를 두고 검찰 내부뿐 아니라 온 나라가 큰 논란에 휩싸였다”며 경위와 법리적 근거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송 고검장은 검찰청 해체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논의와 이번 항소 포기 논란 국면에서 동기인 노 전 대행에게 우려 입장과 함께 동반 퇴진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사장들의 이번 집단 입장문을 ‘항명’으로 규정하면서, 이들을 보직해임하고 징계절차에 착수해야 한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당 회의에서 “강력 징계해야 한다. 평검사 강등 조치도 주저해서는 안 된다”고 했고,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검사도 파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당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검사에 대한 파면 징계가 가능하도록 기존 검사징계법을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들에 대한 징계 검토 관련 질문에 “어떤 것이 좋은 방법인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건 국민을 위해 법무부나 검찰이 안정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여권의 징계 요구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일단 신중한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정 장관은 검사장들 징계를 둘러싼 검찰 내부의 반발 기류에 대해선 “특별히 그런 움직임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일선의 한 검사장은 통화에서 “29기 두 검사장이 본인들의 역할을 다했다는 생각과 함께 후배들이 좀 덜 다치는 방향으로 길을 터주기 위해 사의를 표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입장문에 참여한 다수의 검사장들은 민주당의 ‘항명’ 프레임에 대해선 잘못된 해석이라며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러 검사장들이 이프로스에 공개 입장문을 내기 전 노 전 대행에게 비공식적으로 항소 포기 결정의 경위 설명을 요청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설명하면 할수록 꼬인다”라는 ‘묵묵부답’이었다는 것이다.
한 검사장은 “중요 사건에서 일방적으로 지시를 하는 선례를 남기면 안 된다는 생각에 구성원들의 대표자인 검사들이 경위를 설명해 달라는 차원에서 입장문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검사장은 “노 전 대행에게 사퇴를 요구한 것도 아니고, 어떻게 된 영문인지 설명을 해 달라고 요청했을 뿐”이라며 “자칫 무례해 보이지 않도록 표현 하나에도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평검사 전보 조처 압박과 관련해 한 검사장은 “이번주 일정은 일단 다 보류 시켜놓은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원잠 vs 핵잠](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1/17/128/20251117516932.jpg
)
![[주춘렬 칼럼] 韓·美 관세협상의 그늘](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1/17/128/20251117516911.jpg
)
![[기자가만난세상] ‘인간 젠슨 황’의 매력](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1/17/128/20251117516885.jpg
)
![[박현모의 한국인 탈무드] 섬길 줄 알아야 신뢰를 얻는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1/17/128/20251117516838.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