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남정훈 기자] 답답했던 경기를 프리킥 한 방으로 뻥 뚫어준 ‘캡틴’ 손흥민의 선제 결승골, 오랜 기간 부상으로 고생하다 1년 8개월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돌아온 조규성의 쐐기골까지. ‘홍명보호’가 경기력은 개운하진 않았지만, 어쨌든 목표로 했던 ‘승리’라는 두 글자를 챙겼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 11월 A매치 2연전의 첫 경기에서 후반 12분 터진 손흥민의 프리킥 선제골과 43분 나온 조규성의 추가골을 앞세워 2-0 승리를 거뒀다.
지난 10월 A매치 첫 경기에서 브라질에 0-5의 대패의 굴욕을 겪었던 홍명보호는 이어진 10월 A매치 두 번째 경기 파라과이전을 2-0으로 승리한 데 이어 이날도 승리를 거두며 A매치 2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FIFA 랭킹 76위로 22위인 우리보다 한참이나 낮은 볼리비아를 상대로 자칫 패했다면 랭킹 포인트가 크게 깎일 수 있었지만, 승리를 통해 포트2 사수에 청신호가 켜졌다.
올해 상반기에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 지은 홍명보호는 유럽파 정예로 나선 하반기 A매치 5경기에서 3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브라질전 대패가 다소 뼈아프긴 하지만, 성적 자체는 나쁘지 않다. 지난해 9월 홍명보호 출범 이후 전체 A매치 성적은 11승 5무 2패다. 홍명보호는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와 평가전을 치른다.
이날 홍명보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9,10월 A매치에서 스리백을 시험했던 홍명보 감독은 이날은 다시 센터백 숫자를 하나 줄이는 포백으로 나섰다. 황인범, 백승호 등 중원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탈로 새로운 중원 조합을 꾸려야했던 홍명보 감독은 패싱 능력이 좋아 황인범 역할을 비슷하게 해줄 수 있는 김진규와 수비에 강점이 있는 원두재를 그의 파트너로 내세웠다. 손흥민이 원톱으로 최전방에 서고, 2선에 황희찬과 이재성, 이강인이 손흥민과 공격 작업을 이끌었다. 김진규, 원두재의 새로운 중원조합이 3선을 지킨 가운데, 포백 라인은 이명재, 김태현, 김민재, 김문환으로 구성했다. 골문은 김승규가 선발로 나섰다.
경기 초반은 한국의 페이스였다. 세트피스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전반 10분에 선제골 기회를 아깝게 놓쳤다. 손흥민이 오른쪽 코너킥을 문전 깊숙한 곳에 올렸고, 이재성이 다이빙 헤더로 연결했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 23분에는 손흥민의 코너킥부터 시작된 기회에서 이강인이 아크 정면에서 마음 놓고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역시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에 저지됐다.
전반 중반부터 볼리비아도 매서운 역습을 보여줬다. 몬테이로의 움직임이 위협적이었다. 한국이 후방에서 몇 차례 실수를 범하자 볼리비아는 이를 놓치지 않고 슈팅으로 연결하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전반 막판엔 이강인이 로베르토 페르난데스와 충돌하면서 양 팀 선수들이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전반전은 전체적으로 큰 소득없이 끝났다. 후반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무승부 혹은 역습 한 방에 의한 패배가 될 수 있는 상황.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손흥민이 분연히 나섰다. 후반 10분 황희찬이 페널티 박스 좌측 외곽에서 메디나의 뻗은 발에 걸려 넘어졌다. 손흥민의 오른발과 이강인의 왼발이 기대되는 상황. 두 선수가 나란히 공 앞에 섰다. 홍명보 감독의 선택은 손흥민의 오른발이었다. 손흥민이 정확하게 감아찬 공은 상대 수비벽을 넘어 골대 오른쪽 상단 구석에 정확히 빨려들어가는 멋진 골로 연결됐다. 지난 9월10일 미국에서 펼쳐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의 골 이후 두 달 만에 터진 손흥민의 A매치 골이었다. A매치 통산 139번째 경기에서 54호골.
손흥민의 프리킥 골 하나에 경기 분위기는 한국의 우세로 급변했다. 볼리비아의 오스카 빌레가스 감독도 경기 뒤 “손흥민의 프리킥 골 하나에 분위기가 바뀌었다”라고 말할 정도.
한국의 우세로 이어지던 경기 양상 속에 홍명보 감독은 후반 15분 이재성 대신 배준호를 투입해 변화를 꾀했다. 후반 31분엔 손흥민, 황희찬, 이명재 대신 조규성과 엄지성, 이태석을 투입했고, 후반 40분엔 김진규와 이강인 대신 옌스 카스트로프, 양민혁까지 투입하며 많은 선수들을 기용하는 모습이었다.
무릎 부상과 합병증으로 인해 오랜 기간 그라운드를 떠났다가 1년 8개월 만에 A매치 복귀전을 치른 조규성은 쐐기골을 터뜨렸다. 부상으로 오래 고생했어도 킬러본능은 살아있는 조규성이었다. 후반 43분, 김문환이 오른쪽에서 넘긴 땅볼 크로스가 수비수를 맞고 굴절되어 골대 앞으로 향했다. 수비수와 몸 싸움을 벌리던 조규성이 이를 이겨내고 넘어지는 과정에서 왼발로 공을 밀어넣었고, 공을 골키퍼를 맞고 골라인을 넘었다. 감격의 복귀골이었다. 조규성이 A매치에서 득점한 건 2024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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