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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외국인 교통사고에…日 매체 “한국, 면허 쉽게 따고 음주운전에도 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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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15 22:00:00 수정 : 2025-11-15 21:22:16
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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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 앞 횡단보도에서 일본인 관광객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음주운전에 대한 한국의 ‘솜방망이’ 처벌과 과속 등 자동차 운전 문화를 비판하는 일본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4일 서울발 기사를 통해 “양국 교류가 한층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일어난 참사는 ‘자가용 사회’와 ‘음주 문화’라는 한국의 뿌리 깊은 구조적 문제를 다시 부각시켰다”며 “경제성장을 이룬 한국이 진정으로 성숙한 사회가 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고 전했다.

 

서울 도심에서 일본인 관광객 모녀를 들이받아 이들 중 어머니인 50대 여성을 숨지게 한 음주운전자 서모씨가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동대문 인근에서는 지난 2일 횡단보도를 건너던 일본인 모녀가 빠른 속도로 달려오던 차량에 치여 58세 어머니가 숨지고 38세 딸은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중상을 입었다. 사고를 낸 30대 남성 운전자는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가 면허 취소 기준 이상이었고, 결국 경찰에 구속됐다. 닛케이는 “피해 모녀는 양국의 러브 스토리를 다룬 드라마(‘아이 러브 유·Eye Love You’) 무대를 찾아 낙산공원에 가던 중이었다”며 “드라마 마지막에 주인공들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행복의 장소’를 찾으려 했던 모녀의 여행에 뜻밖의 비극이 찾아왔다”고 했다.

 

◆면허도 자가용 소유도 쉬워…음주에 관대한 문화

 

신문은 2023년 음주운전 건수가 한국 13만150건 대 일본 2만1467건으로 한국 쪽이 훨씬 많다는 통계를 인용하면서 한국의 자가용 문화와 음주 문화를 집중 조명했다. 직장과 자택 간 거리가 멀어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많고 고급 자가용 소유가 개인의 사회적 지위를 나타낸다고 여기는 세태도 엿보인다는 것이다.

 

한국은 특히 학과·기능·도로주행 등 운전면허 시험을 최단 13시간 만에 통과할 수 있어 한때 중국인들이 ‘면허 취득 원정’을 오기도 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아울러 일본에서는 주차할 공간을 보유하고 있다는 ‘차고 증명서’가 있어야 차량을 소유할 수 있는 데 반해 한국은 이런 규정도 없어 국민 2명 중 1명 꼴로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음주운전 적발 건수가 인구 대비 일본보다 훨씬 많고, 재범률 역시 높은 것은 전통적으로 음주에 관대한 한국 분위기에서 찾았다. 히라이 도시하루 한양여대 조교수는 닛케이에 “(한국에서는)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일수록 업무 능력이 뛰어나고, 술을 안 마시면 인간관계에 지장이 있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연합이 2023년 7월 21대 국회의원 28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8건의 음주 전과가 확인된 바 있으며, 이재명 대통령도 취임 전인 2004년 음주운전으로 벌금을 선고받았고 여러 차례 사과한 적이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게티이미지

◆외국인 교통사고 증가세…택시 과속에 9개월 딸 중태

 

일본 후지TV 계열의 뉴스네트워크인 FNN은 동대문 사고 일주일 전 서울 강남에서 캐나다인 남성이 만취운전 차량에 치여 숨졌다면서 한국을 찾은 외국인 교통사고 피해가 2023년 1579명, 2024년 1718명, 올해 8월 현재 1169명으로 증가 추세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달 21일 서울 시내에서 70대 기사가 몰던 택시가 중앙선을 넘어가 마주 오던 차량을 들이받는 바람에 택시에 타고 있던 일본인 부부의 생후 9개월 딸이 의식불명의 중태에 빠진 사실이 있다고 전했다.

 

자신도 갈비뼈 골절 등 전치 10주 부상을 당한 26세 아버지는 FNN과의 인터뷰에서 “택시 운전사가 속도를 내기 전부터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고, 갑자기 가속을 하고도 당황하는 기색이 없었다”며 “우리가 ‘스톱, 브레이크’라고 외쳤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딱히 신호등도 없는 듯한 길을 평범하게 달리다가 갑자기 액셀을 밟으며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 같다”며 “단지 가족여행을 왔을 뿐인데, 당연했던 일상이 갑자기 사라져서 지금도 믿을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FNN는 해당 택시가 비교적 야트막한 언덕을 달리는 편도 2차선 도로에서 갑자기 속도를 냈다고 전했다.

 

방송은 동대문의 모녀 사고 현장에 놓인 꽃에 한국어와 일본어로 ‘한국인으로서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힌 쪽지가 붙어 있었다면서 “2025년 외국인 관광객 수가 2000만명으로 돌파할 것으로 보이는 한국에서 잇단 외국인 사고 피해가 나 한류 이미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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