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이후 전북 화단에서 활동했으나 충분한 평가를 받지 못했던 여성 예술가 허산옥(1924~1993)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전시회가 마련됐다.
전북도립미술관은 15일 전북미술사 연구시리즈 ‘허산옥, 남쪽 창 아래서’전을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연구 시리즈 가운데 첫 여성 작가 단독전으로, 지역 여성미술사 연구의 기반을 확충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허산옥은 전북 김제 출신으로 행원(杏園)·남전(藍田) 등 호를 사용했다. 남원권번에서 수학한 뒤 해방 이후 현 전주 한옥마을 인근 풍남문 일대에서 요릿집 ‘행원’을 운영하며 지역 예술인의 교류 공간을 마련했다.
그는 의재 허백련과 강암 송성용 선생 등에게 사군자와 서예를 사사하며 문인화의 기법을 익혔다.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입선과 전라북도미술대전, 국립현대미술관 현대미술초대전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특히 1970~80년대 완숙기에 이른 채색 화조화에서는 화려한 색채와 자유로운 필치로 삶과 예술의 조화를 담아내며, 당시 여성 화가로서는 보기 드문 개성적 미감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북도립미술관은 이번 전시에서 허산옥의 주요 작품과 함께 그가 교류했던 지역 작가들의 작품, 새롭게 발굴된 아카이브 자료를 함께 선보인다.
미술관 관계자는 “그동안 기록과 평가의 빈틈 속에 있던 여성 예술가의 흔적을 체계적으로 복원하는 시도가 될 것”이라며 “허산옥을 중심으로 지역 근현대미술의 다층적 흐름을 재조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북도립미술관은 박경덕·이올 작가가 참여하는 ‘전북청년 2025: 보이지 않는 땅’ 전시도 함께 열었다. ‘전북청년’ 프로그램은 도내 청년 시각예술가를 공모·심사를 통해 발굴·지원하는 사업으로, 올해로 11회째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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