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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팩트시트에 ‘외환시장 안정’ 합의… 연간 200억달러 투자 한도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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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14 14:14:44 수정 : 2025-11-14 14:14:43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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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은 관세협상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를 통해 ‘외환시장 안정’에도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지난달 양국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것처럼 연간 대미 투자 한도를 200억달러로 제한하기로 한 점을 재확인하고, 한국은 시장에 매입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투자액을 조달키로 했다. 다만, 원화의 불규칙한 변동 등 시장 불안이 커질 경우 한국이 대미 투자금액과 시점을 조절할 수 있는 부분과 관련해 “미국은 신의를 가지고 적절히 검토할 것” 정도의 추상적 표현만 실려 향후 대미 투자에 따른 외환시장 불확실성은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기자회견장에서 한미 팩트시트 타결과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용범 정책실장, 이재명 대통령,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이규연 홍보소통수석. 대통령실사진기자단

14일 발표된 한미 팩트시트에는 두 번째 항목으로 ‘외환시장 안정’이 들어갔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한국의 2000억달러 대미 직접 투자와 관련해 “양국은 양해각서상 공약이 시장 불안을 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데 대한 상호 이해에 도달했다”면서 “상호 신뢰하는 파트너로서 양국은 한국이 어느 특정 연도에도 연간 200억달러를 초과하는 금액의 조달을 요구받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동의한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양국 정부는 지난달 29일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와 관련해 2000억달러를 직접 현금 투자로 하되 연간 투자 한도를 200억달러로 하는 데 합의했는데, 이를 재확인한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시장 충격 없이 조달할 수 있는 최대 규모가 150억~200억달러 정도라고 밝힌 바 있다.

 

팩트시트에는 “한국은 미화를 시장에서 매입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법을 통해 조달함으로써 시장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부분도 당초 알려진 내용대로 담겼다. 아울러 “투자 이행이 원화의 불규칙한 변동 등 시장 불안을 야기할 우려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한국은 조달 금액과 시점 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는 문구도 포함됐다. 환율 급등과 같이 외환시장 불안이 커질 경우에 대한 우리 측 우려에 대해 미국이 공감대를 형성했고, 이를 명문화한 셈이다.

 

양국이 연 200억달러의 대미 투자가 한국이 외환시장에 미칠 잠재적 영향에 대해 논의하기로 한 만큼 최근 환율 급등세가 진정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75원에 육박한 뒤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에 1450원대로 내려갔다.

 

다만, 우리의 조달 금액과 시점 조정 요청 관련 “미국은 신의를 가지고 그와 같은 요청을 적절히 검토할 것” 정도로만 실려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불안’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명시되지 않고, 우리 측 요청에 대한 구체적인 절차도 담겨 있지 않아 미국이 자의적으로 투자 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매년 우리 외환보유고에 들어갈 수 있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미국으로 빠져나간다는 점은 언제든 환율을 밀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외환 시장 안정은 이번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미국이 한국의 입장을 완전히 이해했다는 점이 팩트시트에 담긴 것”이라며 “앞으로 직접투자 이행에 있어서 시장 불안을 야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각에서는 200억달러가 매년 나가게 된다고 오해를 하는데, 이는 최대치”라며 “액수와 시점을 수정할 수 있다는 점을 미국이 받아준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연합뉴스에 “매년 투자액이 200억달러를 넘지 않는다는 원칙은 그대로인데 여기에 한국에 좀 더 유리한 조항이 붙었다”면서 “한국이 직접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조달하지 않아도 되는 조항이 붙어 미국 내에서 채권을 발행하든 대출을 받든 다양한 방식으로 펀드를 마련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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