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이인 61명 정보를 열람
연예인 4명 신상 사적 조회
구속된 지인의 부탁 받고선
남의 수사정보도 검색해 줘
#1. 유부남인 경찰관 A씨는 2021년 5~8월 유부녀와 불륜을 이어가다 그 여성 남편한테 들통이 났다. 이후 손해배상청구 소송의 피고가 된 A씨는 상대방 남편에게 1700만원을 위자료로 물어주라는 패소 판결을 받았다. 당직 근무를 서다 말고 약 3시간 동안 근무지를 이탈, 여성을 만나러 가기도 했던 그는 결국 이듬해 9월 성실의무 및 품위유지의무 위반 사유로 감봉 1개월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여성을 잊지 못한 A씨는 2023년 11월 ‘신변이 걱정된다’는 이유로 내부망을 활용, ‘주민조회’를 했다. 이는 주민등록번호나 이름, 성별, 생년월일 조합으로 특정인을 조회하는 기능이다. 이를 통해 주소와 세대원 등 개인정보도 파악할 수 있다. A씨는 조회 사유에 ‘자살 신고 요구조자 소재 발견을 위함’이라고 허위 기재했다.
막상 여성을 찾아내는 데는 난항을 겪었다. 여성이 자신보다 10살 정도 많다는 것을 알 뿐, 정확한 나이를 알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A씨는 자신의 출생연도에서 10년을 뺀 뒤 그 전후로 몇 해 더 넉넉하게 기간을 지정하는 방식으로 동명이인 61명을 찾아낸 끝에 옛 주소지로 여성을 특정했다.
#2. 운전면허 전산업무 담당 경찰관 B씨는 2022년 4~7월 내부망으로 유명 가수를 비롯한 연예인 4명과 민간인 1명의 ‘운전면허대장’을 조회했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생년월일과 이름으로 해당 인물의 주소, 국적, 면허상태 등을 파악할 수 있다. B씨는 조회 목적에 ‘운전면허 조회합니다’라고 적었다. 정작 해당 연예인들이나 민간인이 경찰서에 민원 방문한 적은 없었다.
교통단속 업무를 맡은 C씨도 2021년 4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35차례에 걸쳐 단속 자료 및 과태료 관리 조회를 사적으로 했다. 본인이 운전하다가 규정 속도를 위반했는지, 과태료 체납을 했는지를 미리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감사원은 10일 경찰청에 대한 기관 정기감사 결과 내부망을 활용해 남의 신원을 사적 조회한 경찰관 92명을 적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교통 단속 및 과태료 정보의 경우 80명이 2995건을 사적으로 조회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관들은 내부망을 통해 전 국민의 이름과 주민번호, 범죄경력, 수배이력, 차적(차량번호, 차량등록정보) 등을 조회할 수 있다. 내밀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일인 만큼 공무상 목적으로만 활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경찰관이 마음만 먹으면 내부망을 사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 감사원의 지적이다.
더구나 이번 감사에서는 경찰관이 내부망 활용 사유를 허위로 기재하거나 ‘ㅊ’, ‘ㅜ사’, ‘ㅇ바류’ 등 자음이나 오타를 아무렇게나 기재해도 개인정보 조회가 차단되지 않는 점이 드러났다. 사정이 이러니 경찰관이 구속된 지인의 부탁으로 남의 수사정보를 검색해주거나, 고소인이 고소 철회한 적이 없는데도 마치 철회 요청이 있었던 것처럼 전산상에 허위 기재하는 일도 있었다.
감사원은 경찰 내부망이 공무 목적으로만 쓰이도록 사적 활용 방지책을 마련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하라고 경찰청에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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