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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인하 압박·대출 규제… 카드 결제 늘어도 순익 ‘뚝’ [마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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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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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6곳 중 5곳 3분기 역성장

13조 소비쿠폰 풀어 결제액 늘었지만
우리 46% ↓ 신한 23% ↓ 국민 13% ↓
카드론, DSR 적용대상 돼 이용 줄어
해킹사태 보안비용 증대도 부담 작용

‘스테이블코인’ 카드사 발행 불가 기류
기대했던 디지털 수익 다변화 어려워져
소비자 혜택 큰 카드 속속 단종 ‘미봉책’
국내 신용카드사의 수익성이 매 분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소비쿠폰 지급으로 지난 몇 달간 소비자의 결제액은 늘었지만, 대출 규제 강화와 조달비용 상승, 가맹점 수수료 부담이 겹치며 수익성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사업자들이 급성장하며 카드사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카드사들이 돌파구로 생각했던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한국은행과 시중은행 간 주도권 다툼이 벌어지며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 이처럼 카드업계가 궁지에 몰리며 결국 수익성 방어를 위해 가뜩이나 줄어든 소비자 혜택을 더 축소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내 6대 카드사 중 5곳 순이익 ‘마이너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국내 전업 카드사 6곳(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 중 현대카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순이익이 역성장했다. 현대카드는 올해 3분기 순이익은 895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7.3% 늘었다. 3분기 누적 영업수익은 2조7464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8.0% 증가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카드업계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삼성카드와 신한카드의 성적표는 부진하다. 삼성카드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61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2% 줄었다. 신한카드의 3분기 순이익은 23% 감소한 1341억원이다.

이외에 국민카드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1147억원) 대비 13.4% 감소한 993억원, 우리카드의 순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6.4% 줄어든 300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하나카드의 순이익도 598억원으로 전년 동기 678억원보다 11.8% 감소했다.

정부가 올해 들어 약 13조원 규모의 소비쿠폰을 풀었음에도 카드사의 사정은 오히려 악화하고 있는 셈이다. 그간 매 분기 실적이 감소하면서 카드사들은 불황 극복을 위해 부수적인 지출을 줄이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올해 3분기에도 순이익 감소는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연말까지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카드사는 ‘살길’ 찾기에 골몰하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론 규제 강화와 수수료 동결, 고금리 부담이 맞물리며 업황 자체가 구조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라며 “올해 내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수수료율, 카드론 규제, 보안비용 상승 ‘악재’

적격비용 재산정에 따른 카드 수수료율 인하가 카드사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카드 수수료율을 0.05∼0.1%포인트 인하했고, 올해 2월부터는 연 매출 1000억원 이하 가맹점을 대상으로 3년간 수수료율을 동결했다.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가 시작된 2012년 이후 다섯 번째 인하다. 인하된 수수료율은 올해 2월14일부터 적용되면서 카드사들의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기조에 따른 ‘카드론 규제’도 원인 중 하나다. 과거 카드론은 ‘일반대출’로 분류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이번에 ‘신용대출’로 분류되면서 ‘연소득 범위 내 신용대출 한도’로 제한하는 등 DSR 3단계 적용 대상에 포함돼 대출이 어려워진 것이다. 실제로 올해 2월 42조9888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카드론 잔액은, 반년여 만인 9월 41조8375억원으로 1조원 이상 감소했다.

운영 및 보안 비용 확대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롯데카드 해킹 사태’ 등 보안 사고가 업계 전체의 리스크로 부각되면서 보안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커진 탓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잇따른 해킹 사고가 터지면서 대부분의 카드사가 보안을 강화하는 추세”라며 “이에 따라 결제 인프라 유지, 보안 시스템 강화, 소비자 보호 관련 사고 대응 등에 큰 비용을 지출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 등 카드사의 사업 다변화 몸부림

카드사들은 수익성 방어를 위해 결제 플랫폼 중심 전략 강화, 우량 회원 기반 확대, 마이데이터와 인공지능(AI) 투자 등 사업 구조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의 동의하에 개인정보를 활용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데이터’의 경우 아직 이를 활용한 구체적인 수익모델을 제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울러 해외 송금 서비스 역시 핀테크 기업이나 인터넷은행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카드사들이 잇따라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 2020년 현대카드를 시작으로 2023년 롯데카드, 2024년 우리카드가 철수했고, 지난 10월에는 국민카드도 사업을 접었다.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지만 카드사가 직접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가능성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앞서 카드사들은 제도 도입을 대비해 일찌감치 상표권 확보에 나섰다. 현대카드가 51건으로 가장 많은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를 선점했으며 △롯데카드 36건 △KB국민카드 35건 △우리카드 9건 △신한카드 8건 △BC카드 5건 △하나카드 2건 순이다. 하지만 정부와 한국은행이 ‘은행이 코인을 발행하고 카드사는 유통만 담당하는’ 구조를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이 또한 카드사의 주요한 수익모델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각종 규제 때문에 신사업에 진출하기가 어렵다”며 “스테이블코인도 발행을 할 수 있어야지 유통만 하게 되면 카드사들에겐 수익이 되는 사업모델이 아니다. 개인정보 해킹 사태 이후 신뢰성 문제로 배제되는 분위기”라고 토로했다.

◆혜자카드 축소, 프리미엄 카드에 ‘올인’

이처럼 궁지에 몰린 카드사들은 소비자의 혜택을 줄이는 ‘미봉책’을 슬금슬금 꺼내 들고 있다. 각종 혜택을 담은 ‘혜자카드’ 및 포인트 적립률·캐시백·부가서비스 등을 줄이고 연회비, 수수료 등을 인상하는 등 소비자 부담을 늘려 수익성을 방어하는 식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 총 400종(신용 324종·체크 76종)의 카드가 단종됐다. 지난해 하반기(235종)보다 1.7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이는 카드사들이 수익성 보전을 위해 소비자 혜택이 큰 알짜카드는 단종시킨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최근 피킹률(카드 이용액 대비 혜택받는 비율)이 최대 6%로 높아 혜자카드로 입소문을 타면서 발급 신청이 몰렸던 ‘MG+S 하나카드’는 출시 3개월 만에 단종됐다.

반면 연회비가 높은 프리미엄 카드 운영에는 힘을 싣고 있다. 현대카드가 올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카드사 중 나 홀로 당기순익 증가세를 기록한 요인 중 하나로 ‘아멕스’ 등 프리미엄 카드 역량 강화가 꼽힌다. 삼성카드는 최근 호텔신라 숙박권 혜택을 제공하는 연회비 70만원 상당의 프리미엄 신용카드 ‘신라리워즈 삼성카드’를 선보였으며, 신한카드도 연회비 70만원(해외겸용)인 해외주식 VIP 멤버십 회원 전용 프리미엄 카드 ‘히어로 신한카드’ 2종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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