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러시아의 군부 차관급 인사가 평양에서 5일 회담을 열었다. 최근 북한의 추가 파병 움직임이 감지되는 상황이다. 파병으로 국내외에서 이익을 얻고 있는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 추가 파병을 논의했을지 주목된다.
◆북·러, 평양에서 군차관급 회담
북한과 러시아는 꾸준히 군사 교류를 이어오는 모습을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조선인민군 총정치국 대표들과 러시아 대표단이 만나 군 정치기관 간 협조 문제를 논의했다고 7일 보도했다.
통신은 “북·러 두 나라 국가수반들의 전략적 인도 밑에 확대 심화되는 쌍무관계에 맞게 군대 정치기관들사이의 협동과 교류와 협조를 강화하기 위한 문제들이 토의됐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는 박영일 인민군 총정치국 부국장과 빅토르 고레미킨 러시아 국방부 차관 겸 연방무력 군사정치총국장,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관 무관부 성원들이 참석했다. 러시아 ‘군사정치총국장’ 직함 인사가 북한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핵심 지지 세력인 북한과 결속력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차관급 인사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북, 러 추가 파병 나서나…‘뒷배’ 재확인
이번 회담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추가 파병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국가정보원은 4일 국회 정보위원회가 연 국정감사에서 “북한 내부에서는 추가 파병에 대비한 훈련과 차출 동향이 지속적으로 감지되고 있어 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북한 파병군 1만여명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 부근에 배치돼 경비 업무를 하고 있다. 추가 파병된 공병 1000여명은 지뢰 제거에 투입됐다.
국정원은 건설 부대 5000여명이 지난달부터 러시아로 순차 이동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인프라 복구에 동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지난해 파병을 계기로 러시아와 ‘혈맹 관계’를 쌓아 올렸다. 우크라이나에서 고전하던 러시아는 북한군이 합세하면서 힘을 얻었다. 이에 러시아는 북한에 경제적, 안보적 대가를 제공했다.
러시아는 북한에 한달에 약 3000만 달러(약 437억원)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방공망, 무인기 등 군사기술을 북한에 넘겨줬다는 추측도 나온다.
무엇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6월 북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했다. 이 협정은 당사자 중 한쪽이 침략당할 때 상호 지원을 제공한다는 군사개입 조항을 담고 있다.
북한은 러시아라는 든든한 안보 ‘뒷배’를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덕분에 최근 미국의 회담 요청에도 조급하게 대응하지 않을 만큼 북한이 외교적 여유를 가졌다는 것이다.
◆파병으로 내부 ‘우상화’ 나선 김정은
김 위원장은 파병을 통해 국제 사회에서 외교 공간을 넓힐 뿐만 아니라 북한 내부에서 본인을 우상화하고 있다.
국정원은 “러시아 파병군의 영웅화로 김 위원장의 러시아 파병을 중요한 업적으로 부각하고 있다”며 “특히 러시아 땅이었던 쿠르스크를 우크라이나로부터 탈환함으로써 1950년대에 이은 새로운 전승 신화로 조작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1950년 6·25 전쟁에서 김일성 국가주석이 미국을 물리치고 승리했다며 전승신화를 만들었다. 이 신화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세습 정권의 절대적 권력을 정당화하는 데 쓰인다.
김 위원장이 쿠르스크 지역의 탈환을 한국전쟁에 버금가는 업적으로 강조하면서 새로운 전승 신화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실제로 파병 전사자들의 희생을 기리는 추모관 착공식을 지난달 열었다. 6·25전쟁에서 북한 체제의 승리 서사를 담은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 이후 국가급 전쟁기념관이 생긴 건 처음이다.
이처럼 김 위원장은 러시아 파병으로 국내외에서 지지 기반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추가 파병에 나서지 않을 강력한 유인이 없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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