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때아닌 ‘레임덕(임기 말 영향력 감소)’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미 현지 매체에서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직에 다시 취임한 지 1년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공화당이 지방 선거에서 패배하는 한편, 상원 공화당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필리버스터 폐지 요구를 무시하면서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6일(현지시간) 공화당의 상원의원들이 이전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레임덕 시기가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상원의원들을 불러 모아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는 방식으로 정부 셧다운을 당장 끝내라고 압박했는데도 상원의원들이 따르지 않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현재 미국은 상원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의 이견으로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해 정부가 일부 기능을 중단하는 셧다운 사태가 37일째 계속되고 있다. 공화당은 상원 100석 중 53석을 가져 다수당이지만, 민주당의 필리버스터를 활용해 예산안 처리를 막는 것을 무력화하려면 의원 60명의 표가 필요하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이 상원 의사규칙을 변경해 필리버스터를 없애고 공화당의 현재 의석수만으로 예산안을 처리하라고 압박했다. 필리버스터를 없애면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원하는 법안을 마음대로 통과시킬 수 있어 내년 중간선거 승리를 도모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여태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여러 무리한 요구에도 순응해온 공화당의 상원의원들이 이 요구만큼은 무시하는 양상이다. 필리버스터는 소수당에 일종의 거부권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여야의 협치를 강제하는 효과가 있으며, 상원은 이 협치 정신을 하원과의 차별화 요인으로 여겨왔기 때문이다. 필리버스터가 없어지면 다음 선거에서 민주당에 상원을 내줄 경우 공화당이 민주당을 견제할 방법이 없어진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톰 틸리스 상원의원(공화·노스캐롤라이나)은 “난 상원의 일원이며 필리버스터를 없애는 게 좋은 구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 저널(WSJ)도 필리버스터는 여러 상원의원에게 예민한 문제라면서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15명이 WSJ과의 인터뷰에서 필리버스터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상원에서 필리버스터를 없애거나 규칙을 변경하려면 51표가 필요하다.
폴리티코는 공화당이 지난 4일 지방선거에서 ‘완패’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의원들의 정치적 운명이 더이상 같지 않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미 2번째 대통령 임기를 보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직 3선을 금지한 헌법 조문에 따라 2028년의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지만, 의원들은 재선을 고려해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는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공화당 유권자에 인기가 상당하며, 당 장악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공화당 의원들이 당장 무리 지어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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