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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중지법 제동’ 하루 만에 마주 앉은 李·정청래 [李대통령 시정연설]

입력 : 2025-11-04 19:00:00 수정 : 2025-11-04 21:13:18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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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연설 후 우원식·정청래 등 환담
鄭 “에이펙 분위기 좋아 덕담만”

일각 鄭 불통 놓고 리더십 비판론
“정부 일 잘하는데 당은 뭐하나”
與, 재판소원제 도입 법안 발의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예산안 시정연설 직후 우원식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등과 만났다. 대통령실이 민주당 지도부가 추진키로 한 ‘재판중지법’에 제동을 건 지 하루 만이다. 당정이 갈등 봉합에 나서는 분위기지만, 불씨는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시정연설이 끝난 후 국회의장실에서 우 의장과 약 30분간 독대했다. 이후 이 대통령은 같은 장소에서 우 의장, 정 대표와 약 30분간 회동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조오섭 의장 비서실장도 배석했다. 회동은 모두 비공개로 진행됐고, 이 대통령이 먼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야당 대표인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게도 참석을 요청했지만, 장 대표는 불참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2026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국회를 나서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

정 대표는 회동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고 전했다. 그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이) 좋은 얘기만 했다”며 “다 덕담 분위기였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가 성공하니까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번 회동은 대통령실의 여당 대표 질타 발언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앞서 강 비서실장은 전날 브리핑을 열고 민주당에 재판중지법 추진을 중단하라며 “대통령을 정쟁의 중심에 끌어넣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대통령실이 이례적으로 여당을 공개적으로 질타하며 당정 간 이견이 발생한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시정연설 전후로 대면하며 확전을 자제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당연히 개혁은 당이 반 발자국 앞서가고, 경제 정책 등은 정부가 반 발자국 앞서간다”며 재판중지법 논란은 당정 갈등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2026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듣고 있다. 연합

당정이 수습에 나섰지만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긴장관계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내에서는 ‘정청래 리더십’에 대한 비판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기색이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4선 박홍근 의원이 “우리는 국정을 무한책임지는 집권여당이므로 대통령실과의 불통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며 지도부를 겨냥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 여당 의원은 “대놓고 얘기는 못해도 의원들끼리는 불만이 많다”며 “당원들도 예전에는 개혁을 지지했지만, 이제는 ‘정부가 일 잘 하는데 당은 뭐하는 거냐’며 갈라서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친명계가 반발하는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컷오프 사건이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은 부산시당위원장 경선에서 부당하게 컷오프됐다며 당시 면접관이던 문정복 조직사무부총장을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퇴시키지 않을 경우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안 중 하나인 재판소원제를 도입하자는 법안은 이날 발의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는 현행법상 법원 재판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없는 구조를 바꾸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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