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마케팅에서 소비자 리뷰 콘텐츠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소비자는 브랜드의 공식 광고보다 누군가의 실제 경험담을 더 신뢰하고, 브랜드는 이 신뢰를 얻기 위해 인플루언서·크리에이터 협찬과 리뷰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문제는 후기의 진정성과 상업성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제품을 무상으로 제공받고도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이라 말하는 인플루언서, 리뷰에 ‘#광고’ 표시를 하지 않은 협찬 콘텐츠, 체험단을 가장한 대가성 후기 등은 모두 공정거래위원회가 규제하는 ‘기만 광고(뒷광고)’에 해당한다. 이런 행위는 더 이상 개인 인플루언서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 결국 그 콘텐츠를 의뢰한 브랜드의 신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자사몰을 중심으로 고객과 직접 관계를 맺는 브랜드라면, 리뷰의 신뢰는 곧 매출과 직결되는 요소다. 이 지점에서 광고와 리뷰의 경계는 더욱 중요해진다.
광고와 리뷰의 경계가 흐려지는 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자사몰에 올라오는 리뷰 콘텐츠는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이 후기들이 ‘경제적 대가를 받고 작성된 것인지’ 소비자가 알 수 없을 때다. 소비자는 진심 어린 후기라 믿지만, 사실상 브랜드의 광고일 수 있다.
이런 불투명성을 막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는 2020년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을 개정했다. 핵심은 단순하다. 경제적 이해관계가 있다면 반드시 명확히 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품을 무상 제공받은 리뷰, 협찬비·적립금 등 금전적 대가를 받은 콘텐츠, 공동구매나 수익 배분 형태의 협업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공정위는 표시 위치·문구·가독성 모두에서 ‘소비자가 즉시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한다. ‘더보기’를 눌러야 보이거나, ‘고마워요 ○○’ 같은 모호한 표현은 부적절하며, ‘#협찬’, ‘#유료광고’ 등 직관적 표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자사몰을 운영하는 브랜드 사업자에게는 현실적 고민이 더 많다. 예를 들어 신제품을 알리기 위해 체험단 50명을 모집했는데, 일부 참가자가 자발적 후기처럼 보이길 원하거나, 인플루언서 협찬 콘텐츠를 자사몰 상세페이지에 함께 노출하려 할 때가 있다. 이런 경우 어디까지가 ‘광고 표기’ 대상인지 애매해 혼란이 생긴다. 이런 혼란을 줄이려면 초기부터 내부 ‘표시·광고 가이드라인’을 정리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중소 브랜드 입장에서는 이런 규정이 다소 낯설고 복잡할 수 있지만, 실제 제재 사례 대부분은 ‘의도적 위반’이 아니라 ‘인지 부족’에서 비롯된 경우다. 즉, 법을 몰라 생긴 작은 실수가 곧 신뢰 리스크로 번지지 않도록, 기본 원칙을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뢰를 키우는 자사몰 리뷰 3원칙
자사몰 운영자는 실제로 어떤 점을 유념해야 할까? 다음 세 가지 원칙은 법적 리스크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동시에 브랜드 신뢰를 높이는 출발점이 된다.
1. 대가가 있었다면 반드시 표시하라
제품 제공, 할인, 포인트 지급 등 경제적 대가가 있었다면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 단순히 ‘협찬’ 문구를 추가하는 데 그치지 말고, 후기 유형을 ‘체험단 후기’, ‘광고성 콘텐츠’ 등으로 구분해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실제로 대가성 리뷰를 숨긴 체험단 마케팅 업체에 과징금을 부과한 사례가 있으며, 광고주 역시 ‘공동 책임’을 지게 된다. 따라서 내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협찬·리뷰 캠페인 시 반드시 문구를 통일해두는 것이 좋다.
2. 표시는 숨기지 말고 드러내라
후기 제목, 콘텐츠 상단, 대표 이미지 등 소비자가 ‘스크롤 없이 볼 수 있는 위치’에 표기해야 한다. ‘더보기’, 댓글, 하단 표시는 모두 위법 판단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인플루언서 협찬 콘텐츠를 자사몰 상세페이지에 노출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SNS에서 합법적이던 문구라도, 자사몰에 재게재되면 표시 위치 기준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상세페이지 하단 협찬 표기’는 노출 효과가 낮아 부적절하다고 간주될 수 있다.
3. 광고와 리뷰는 명확히 구분하라
자사몰의 모든 리뷰는 잠재적 광고로 간주될 수 있다. 소비자가 후기를 읽고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광고성 콘텐츠와 일반 리뷰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이 구분의 핵심은 소비자가 ‘누가 어떤 의도로 쓴 후기인지’를 한눈에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를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실구매자 인증 기반의 리뷰 시스템을 도입하는 브랜드가 늘고 있다. 예컨대 아임웹을 자사몰 플랫폼으로 사용하는 브랜드는 외부 리뷰 솔루션을 연동해 실구매 인증이 완료된 후기만 자동 노출되도록 설정함으로써, 후기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함께 높이고 있다. 이런 시스템은 단순히 기술적 편의가 아니라, 소비자의 판단권을 보장하고 브랜드 신뢰를 장기적으로 구축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다.
결국, 신뢰가 브랜드를 지킨다
소비자는 더 이상 ‘광고’ 자체를 싫어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속이느냐, 솔직하느냐’의 문제다. 신뢰를 잃은 광고는 단기 매출은 올릴 수 있어도, 오래 기억되는 브랜드로 남지 못하게 한다.
협찬은 투명하게, 후기는 명확하게, 고객의 목소리는 왜곡 없이 보여줄 때 브랜드는 비로소 신뢰받으며 성장한다. 이런 투명함은 단순한 윤리의 문제를 넘어, 브랜드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전략적 선택이다.
표시·광고 관련 규정을 지키는 일은 처벌을 피하기 위한 절차가 아니라, 고객 경험 전반에서 신뢰를 설계하는 첫 단계다. 결국 브랜드의 성장은 ‘얼마나 많이 노출되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깊이 신뢰받는가’에 달려 있다.
[필진 소개]
-법무법인 바른 구성원 변호사
-전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전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심의회 위원
-<같이살자 가맹사업>, <영화관팝콘 비싸도 되는 이유>, <공정거래법 조문별 판례와 내용> 저자
-유튜브 ‘법테랑 백광현’ 채널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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