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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비핵화’ 논하는 한·중에 뿔난 북…“실현불가능 개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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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01 11:18:01 수정 : 2025-11-01 13:26:43
경주=장민주 기자 chapt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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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정부 취임 후 첫 한·중 정상회담이 열리는 1일 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논할 것이란 발표가 나온 데 대해 북한은 “실현 불가능한 개꿈”이라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재명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날 오후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 계기에 양자회담을 갖는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 제2세션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1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박명호 외무성 부상이 “백번 천번 만번 비핵화 타령을 늘어놓아도 결단코 실현시킬 수 없는 ‘개꿈’이라는 것을 우리는 인내성있게 보여줄 것”이라는 담화를 전날 발표했다고 전했다.

 

박 부상은 “한국은 기회만 있으면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거론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이는 ‘몰상식을 드러내놓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북한의 핵보유국적 지위를 애써 부정하고 아직도 비핵화를 실현시켜보겠다는 망상을 입에 담는다는 것 자체가 자신의 몰상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놓는 꼴이 된다는 것을 한국은 아직도 모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모두 민생이 가장 중요하다는 모토 아래 민생문제 해결에 대한 주제가 하나 채택될 것”이라며 “민생문제의 연장선상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실현이라는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하기로 의제 협의는 봤다”고 밝혔다.

 

한동안 한국이나 미국을 콕 집어 비난하는 수위를 자제하는듯 했던 북한이 오랜만에 강한 어조로 반감을 표시한 것은 한·중 정상회담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비핵화 언급을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박 부상은 대중국 및 아시아 담당 부상으로, 이런 반응은 ‘대중 메시지’를 보내는 데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중국은 역내 안정을 최우선으로 두는 기조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를 기본 입장으로 지지해 왔지만 북·중 관계의 미묘한 변화에 따라 이를 언급하는 빈도나 양상이 달라지기도 했다. 이번 회담의 경우 최근 복원 중인 북·중 관계를 고려하면 비핵화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개발 및 건조를 허용한 것을 의식해 핵 확산 우려와 함께 핵확산방지조약(NPT) 준수를 강조할 가능성은 있다고 예상된다.

 

NPT는 핵무기가 무분별하게 만들어지고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핵보유국이 핵이 없는 국가에 핵무기나 핵개발 관련 기술을 전해주는 것을 금지하는 조약이다. 전날 외교부는 핵잠과 NPT 관련 우려가 제기되는 것 관련해 “우리가 개발·운용을 추진하려는 것은 재래식 무장 원자력추진잠수함이며 이는 (핵무기 탑재가 이뤄지지 않으며) NPT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다만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핵추진 잠수함 대신 ‘원자력추진잠수함’을 공식 용어로 사용할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에이펙 계기에 북·미 회동 가능성을 두고 북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이는 성사되지 않았고, 북한은 정상회의 주간에 특별한 반응 없이 조용히 있었다. 그러나 에이펙 폐막일이 되자 강한 입장을 밝히면서 에이펙을 주시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최근 중·러와 밀착하는 분위기인 북한으로서는 한·미 정상회담보다 한·중 정상회담의 의제 및 결과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은 김여정 당 부부장이 아닌 박 부상을 통해 담화를 냄으로써 의도적으로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분석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강한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절제된 어조로 북한이 한·중 정상회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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