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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별 뒤 홀로 남매 키운 엄마 참변”…제주 해안가서 또 발견된 봉지 정체는 [금주의 사건사고]

입력 : 2025-11-02 22:00:00 수정 : 2025-11-02 22:15:08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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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추위가 이어진 10월 마지막 주에도 전국에서 많은 사건사고가 벌어졌다. 술을 마시고 무면허 상태로 과속 운전을 하다가 2명을 숨지게 한 2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는가 하면 유명 베이커리에서 일하던 20대 직원의 과로사 의혹과 관련 고용노동부가 기획감독에 착수했다. 제주 해안가에선 또다시 향정신성의약품인 케타민이 발견돼 해경이 수사에 나섰다.

 

◆ 군인 아들 마중 가던 엄마 사망…음주운전자 징역 8년

지난 5월8일 새벽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편도 4차로 도로에서 무면허 음주운전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가 마주 오던 SUV(빨간 원)와 충돌한 모습. YTN 보도화면 캡처

 

인천지법 형사1단독 이창경 판사는 지난달 29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24)씨에게 징역 8년과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는 자신을 포함해 일행 5명이 소주 16병을 나눠 마신 뒤 술에 만취해 도저히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인데도 또다시 술을 마시려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다가 사고를 일으켰다”며 “죄질이 좋지 않고 사회적 비난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 차량 운전자는 약 2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남매를 키워오다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온 아들을 데리러 가던 중 참변을 당해 사랑하는 아들을 만나보지도 못하고 억울하게 세상을 떠났다”며 “피해자 유족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 5월8일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도로에서 술을 마시고 벤츠 승용차를 몰다가 마주 오던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들이받아 20대 동승자와 SUV 운전자인 60대 여성을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A씨는 이미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면허정지 기간인데도 혈중알코올농도 0.136% 상태에서 무면허로 승용차를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 ‘런베뮤’ 20대 직원, 숙소서 사망…유족, ‘과로사’ 주장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런던베이글뮤지엄 안국점 앞에서 정의당 관계자들이 청년 노동자 과로사 규탄 및 책임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용노동부는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과 서울 종로구의 본사를 대상으로 근로감독에 착수했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이번 근로감독에서 노동부는 장시간 근로 문제뿐 아니라 전 직원에 대한 추가 피해 여부도 살필 계획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높은 연 매출을 자랑하던 유명 베이글 카페에서 미래를 꿈꾸며 일하던 20대 청년이 생을 마감한 것이 너무 가슴 아프다”며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법 위반 확인 시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에서 근무하던 B(26)씨는 지난 7월16일 오전 8시20분쯤 회사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에 따르면 B씨는 신규 지점 개업 준비와 운영 업무를 병행하며 극심한 업무 부담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 1주일 전에는 주 80시간12분가량 일했고, 그 이전 석 달 동안에도 매주 평균 60시간21분 일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유족 측 주장이다.

 

런던베이글뮤지엄 측은 ‘주 80시간 근무’ 등 유족의 일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었으나, 직원 입단속 정황 등이 드러나자 결국 사과했다. 강광규 대표는 회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본인 명의로 글을 올려 “당사의 부족한 대응으로 인해 유족이 받았을 상처와 실망에 깊이 반성하며, 진심을 담아 사과드린다”며 “다만 과로사 여부는 회사가 판단할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답할 수 없음을 양해 부탁드린다. 사실이 명확히 밝혀질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 중국 우롱차로 위장…제주 해안가서 ‘또’ 케타민 발견돼

지난달 24일 제주도 제주시 애월읍 해안가에서 발견된 케타민 1㎏. 오른쪽은 지난달 7일 제주도 서귀포시 해안가에서 발견된 케타민.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공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오전 11시18분쯤 제주시 애월읍 해안가에서 마약이 의심된다는 행인 신고가 접수됐다. 해경은 현장에서 중국산 우롱차 포장지에 위장된 1㎏ 상당의 백색 결정체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해경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이 물질을 의뢰한 결과 마약류 일종인 케타민으로 확인됐다. 1회 투약량 기준 3만30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었다.

 

해당 케타민이 발견된 지난달 24일은 30대 중국인이 필로폰 약 1.2㎏을 차 봉지에 위장해 제주에 밀수한 날이다. 이 중국인은 지난달 28일쯤 제주시 소재 호텔에서 체포됐다. 위장용 차 포장지의 경우 지난달 15일 경북 포항 임곡리 소재 해변에서 발견된 마약류 의심 물질을 감쌌던 포장지와 유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달 7일 서귀포시 성산읍 해안가에서도 차(茶) 한자가 적힌 포대 속에서 케타민 20㎏이 발견된 바 있다. 제주 해안가에서 마약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유통 경로가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경은 전담 수사반을 편성하는 등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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