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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가뭄' 구해준 기부 생수, 야외서 햇볕·흙먼지에 방치 [수민이가 화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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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30 12:51:36 수정 : 2025-10-30 12:51:35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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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가뭄으로 재난 사태까지 선포돼 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강원 강릉지역의 한 야외 주차장에 기부 받은 생수가 한 달 가까이 방치돼 눈총을 사고 있다. 강릉은 지난 8∼9월 최악의 가뭄으로 주요 상수원인 오봉저수지가 맨바닥을 드러내는 심각한 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을 당시 전국 각지, 각계각층에서는 강릉시민에게 도움을 주고자 많은 양의 생수를 보내는 온정이 이어졌다.

 

야외 주차장에 쌓여 있는 기부 받은 생수. 연합뉴스

30일 강원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강릉이 기부받은 생수는 2ℓ짜리와 0.5ℓ짜리 등 1066만3081병에 이른다.

 

시는 가뭄 당시 2차례에 걸쳐 전 시민에게 생수를 배부했다. 이는 심각한 물 부족 위기를 넘기는 데 큰 도움을 됐다.

 

가뭄이 심각하던 9월 중순 아파트 주민 1인당 2ℓ 6병 묶음 3개씩을, 아파트를 제외한 시민에게는 1인당 2ℓ 6병 묶음 2개씩을 각각 2차 배부했다.

 

이에 앞서 1차로 1인당 2ℓ 6병의 생수를 배부했다.

 

이어 사회복지시설, 병원 입소자, 관외 주소지 대학생, 외국인 대학생과 외국인 근로자, 어린이집, 24개월 이하 영아, 소상공인 등에게 다량의 생수를 배부했다.

 

이렇게 시민에게 배부한 생수는 959만3965병이다. 나머지 106만9116병이 남아 있는 셈이다.

 

0.5ℓ짜리는 모두 배부됐지만, 2ℓ짜리는 이곳 야외 주차장에 쌓여 있는 것이다.

 

실제로 9월 하순 강릉아레나 주차장에 있던 생수가 야외 주차장으로 옮겨진 뒤 비바람을 맞고 일부는 햇볕에 그대로 노출된 채 흙먼지가 쌓이고 있다.

 

29일 둘러본 이곳 야외 주차장에는 80팩(1팩 6병 묶음)과 96팩이 든 생수 묶음 960여개와 660여개가 2곳에 길게 성벽처럼 쌓여 있다.

 

잡초 무성한 주차장에 쌓여 있는 생수. 연합뉴스

생수 묶음 일부에는 '직사광선을 피하고 서늘한 장소에 보관하라'는 문구가 붙어 있지만 일부는 포장이 뜯긴 채 햇볕을 그대로 맞고 있었다.

 

시에서 붙인 생수의 용도나 주의 문구, 안내문 등은 전혀 없는 상태다.

 

시는 가뭄이 끝나고 이후 비가 한 달 가까이 계속 이어지면서 집집이 혹은 사회복지시설, 음식점, 경로당, 학교 등에 기 배부한 생수가 넘쳐나면서 남은 생수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강원도와 강릉시는 10∼11월 중으로 복지시설이나 소상공인 등에게 남은 생수를 모두 배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강릉에서는 가뭄이 끝나자 일부 시민들이 기부받은 생수를 중고 거래를 통해 내다 파는 행위가 이어져 눈총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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