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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프리즘] 뇌가 우울증에 대처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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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29 23:38:45 수정 : 2025-10-29 23:3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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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0∼30분 유산소 운동
도파민·세로토닌 분비량 늘려
명상·호흡 수면 질 개선 도움
사회적 교류로 고립감 해소도

최근 몇 년간 우울증 환자가 크게 증가했다. 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의하면 2020년 87만명이었던 우울증 환자 수는 4년 만에 109만명으로 25% 증가했다. 특히 청년층에서 우울증 유병률이 급증했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19세와 39세 사이 청년의 우울증 환자 수는 2014년부터 11만명에서 10년 동안 225% 증가해 2023년 36만명으로 증가했다. 무엇보다 우울증은 2020년 이후 줄곧 청년들의 만성질환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울증에 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장동선 궁금한뇌연구소 대표

가장 널리 알려진 뇌과학적 이론 중 하나는 모노아민 가설이다. 우울증이 생기는 기전을 뇌 안의 모노아민 계열 신경전달물질들, 즉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그리고 도파민의 분비가 원활하지 않고 불균형을 이루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가설이다. 현재 정신과에서 처방하는 많은 항우울제 약물들이 이 가설에 근거해서 개발되었고, 모노아민의 양을 증가시켜서 우울증을 완화시키려는 방법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 가설에 대해 많은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는데, 어떤 우울증 환자들의 경우는 모노아민 신경전달물질의 분비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점, 그리고 약 처방 후 신경전달물질의 양은 몇 시간 안에 바로 늘어나야 맞는데, 우울증 증상의 호전은 몇 주 이상 걸린다는 점 때문이다.

우울증을 설명하는 또 다른 뇌과학적 이론은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뇌 안의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흔히 HPA-축으로 불린다)에 문제가 생겨 오랜 기간 이어진 과한 코티졸 분비, 그리고 이로 인한 해마의 손상 및 새로운 신경세포의 생성 메커니즘이 망가져서 우울증이 발병한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우울증 환자의 경우에는 해마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비정상적으로 수축되어 있는 케이스가 지속적으로 관찰되며, 새로운 신경세포를 생성시키는 신경성장인자인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의 양이 비정상적으로 줄어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론 외에도 다양한 가설과 이론들이 존재하는데, 우울증의 발병은 어느 한 기전으로만 설명하기 어렵고 복합적이고 다양한 여러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화학적 신경전달물질의 분비 단계에서, 새로운 신경세포의 생성 단계에서, 그리고 여러 뇌 영역을 연결하는 네트워크와 시스템을 총괄하는 단계 각각에서 생겨날 수 있는 불균형이 우울증이라는 통합적인 증상으로 발현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가설과 이론들을 통틀어 우울증 회복에 도움이 되는 치료 방법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필수적인 약물치료 또는 보호 관찰을 필요로 할 정도의 심각한 우울증 증상이 아니라면 공통적으로 증상을 호전시키는 방법들이 몇 가지 있다.

첫째는 운동이다. 러닝과 같은 종류의 유산소 운동을 하루에 20~30분 이상 꾸준히 하게 되면 도파민과 세로토닌 같은 모노아민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량도 늘고, 러닝하는 동안 특이적으로 BDNF의 분비량도 늘어 새로운 신경세포 생성이 촉진되며, 동시에 코티졸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는 운동 후 48시간까지도 억제되기에 우울증 증상 호전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둘째는 마음챙김 명상과 호흡이다. 지속적으로 명상을 하면 뇌 안에서 전두엽과 해마에서 신경세포의 연결성이 늘어나고, 코티졸 분비가 줄어들며, 뇌 안의 억제 기전을 담당하는 GABA 회로가 강화되면서 신경전달물질 분비의 불균형이 해소된다는 연구가 있다. 또한, 명상을 하면 수면의 양과 질이 개선된다는 연구들이 있는데, 이는 우울증 치료와 정신건강 회복에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연결과 활동이 중요하다. 도파민과 세로토닌 같은 모노아민 신경전달물질은 사람들을 만나 활발히 교류하고 함께 할 때 가장 촉진되며, 해마의 기억과 학습 능력도 혼자 있을 때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증진된다. 우울증 환자들에게 공통적으로 가장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 외로움과 고립감이기도 하다.

외로움, 고립감, 그리고 만성적인 운동과 수면 부족은 한국의 청년세대에게서 많이 보이는 증상들이다. 일상 속에서 우울증을 초래할 수 있는 좋지 않은 요인들은 가능한 한 줄이고, 우리가 보다 건강해질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았으면 한다.

 

장동선 궁금한뇌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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