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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조선 등 전방위 협력… 다카이치 “트럼프, 노벨상 추천”

입력 : 2025-10-28 19:00:00 수정 : 2025-10-28 22:58:57
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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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정상회담

관세 합의 이행 등 2개 문서 서명
다카이치 “아베와 오랜 우정 감사”
트럼프 “그가 당신 훌륭하다고 해”

러트닉 “5500억불 대미 투자금
발전소 건설 등 국가사업 한정”
양국 ‘투자 공동 팩트시트’ 공개
日에 F-35 미사일 인도 승인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28일 첫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관세합의 이행, 희토류 공급 협력, 방위비 증액 문제 등이 논의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할 계획을 밝히는 등 손님에 대한 일본 특유의 환대를 뜻하는 ‘오모테나시’ 세례를 퍼부었다.

 

◆관세합의 이행, 희토류 공급 등 합의

 

두 정상은 이날 도쿄 모토아카사카 영빈관에서 회담 후 ‘미·일 새 황금시대를 향한 협정의 이행’과 ‘미·일 핵심광물 및 희토류 확보를 위한 프레임워크’ 2개 문서에 서명했다.

핵항모·전용헬기 ‘마린원’ 이례적 동반 탑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8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의 미 해군기지에 정박한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의 갑판 위를 걷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를 미국 대통령 전용헬기인 ‘마린원’에 태우고 함께 이동했다. 요코스카=AFP연합뉴스

새 황금시대 문서는 양국 관세·투자와 관련해 지난 7월22일 이뤄진 구두 합의와 9월4일 발표된 양해각서(MOU) 이행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양국 정상이 관련 장관에게 “계속 성장하는 미·일 동맹의 새로운 황금기를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하는 내용을 담았다. 미국이 관세를 인하하는 대신 일본은 반도체·조선·에너지 등 미국의 9개 전략산업에 5500억달러(약 790조원) 규모 투자를 하기로 한 약속을 추진하기로 다시금 못 박은 것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 일본의 대미 투자금 사용처가 발전소 건설 등 ‘국가사업’에 한정된다면서 “일본의 손실 리스크는 제로가 된다”고 강조했다. 투자 안건 선정의 1단계는 일본 정부도 참가하는 ‘협의위원회’여서 “미국의 독단이 아닌 일본 측과의 공동 설계”가 된다고도 했다.

 

러트닉 장관은 또 전력, 조선 등과 관련한 10∼12개 업체가 대미 투자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며, 올해 내 결정될 1호 사업은 전력 분야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일 정부는 이날 별도로 ‘투자에 관한 공동 팩트시트’를 공개하고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원자로를 포함해 에너지, 인공지능(AI) 기반시설, 핵심광물 등 4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사업에 일본 히타치제작소, 도시바, 파나소닉, 미쓰비시전기, 소프트뱅크 등 약 10개 기업이 참여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서명식 가진 미일 정상. AFP연합

양국은 이날 조선업 능력 확대를 위한 협력 각서도 체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선박 건조에서 일본과 협력할 것이며, 많은 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고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이 전했다.

 

희토류 관련 문서에는 양국이 첨단기술 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 등 핵심광물 공급을 지원할 계획이라는 점이 명시됐다.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70%, 정제의 90%를 차지하는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를 향해 “방위력을 대폭 강화하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를 찾아서는 “일본 자위대의 F-35 전투기용 첫 번째 미사일 물량 인도를 방금 승인했다”면서 일본의 군사력 강화 행보를 미국산 무기·장비 판매로 뒷받침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노벨상 추천”…극진 대접

 

환영행사, 양자회담, 합의문 서명식, 업무 오찬 등 순서로 이어진 양국 정상의 첫 만남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 시작이 8분가량 늦어지자 “잠시 미국프로야구(MLB) 월드시리즈 3차전 경기를 함께 보느라 그랬다”며 배석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때 밀월관계였던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후계자임을 적극적으로 내세우며 개인적 신뢰관계를 구축하려 애썼다. 다카이치 총리가 “아베 전 총리와의 오랜 우정에 감사드린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는) 멋진 친구였다”며 “그(아베)에게서 당신(다카이치)의 훌륭함에 대해 들었다. 그는 당신이 총리가 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라고 화답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아베의 외교적 유산을 활용하는 것은 대(對)트럼프 외교의 기본 전략”이라며 아베를 회담장의 ‘숨은 주역’이라고 칭했다.

악수하는 미일 정상. AP연합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가 쓰던 골프채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두 정상은 ‘재팬 이즈 백’(JAPAN IS BACK·일본이 돌아왔다)이라고 적힌 모자에 나란히 사인했는데, 이 모자는 트럼프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본떠 자민당 총재선거 당시 다카이치 총리의 슬로건을 새긴 것이다. 미국의 농산물 개방 압박을 염두에 둔 듯 오찬장에는 미국산 쌀로 만든 리소토, 미국산 쇠고기 스테이크 등이 올라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내년 미국 건국 250주년에 맞춰 워싱턴에 벚나무 250그루를 선물할 계획을 밝혔다. 회담장 밖에는 미국 포드의 픽업트럭 F-150과 미국에서 생산된 토요타 자동차가 전시됐다. 일본 정부의 F-150 100대 구매, 토요타의 미국산 자동차 역수입 방안을 실감케 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겠다고 밝힌 대목은 이날 극진한 대접의 정점으로 꼽혔다.

 

미국 측도 일주일 전 취임한 일본의 새 총리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동 가능성을 고려해 건너뛰려 했던 것으로 알려진 납북 피해자 가족과의 만남을 가진 데 이어 요코스카 기지로 이동할 때는 전용 헬기인 마린원에 다카이치 총리와 동승했다. 마린원에 외국 정상이 탑승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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