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I 높을수록 암 위험 낮았지만, 허리둘레 클수록 암 위험 증가
“나이 들면 약간 통통한 게 낫다”는 말이 있지만, 어디에 살이 붙느냐가 건강을 좌우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체중보다 ‘배 둘레(허리둘레)’가 암 발생 위험을 가늠하는 데 더 정확한 지표라는 분석이다.
고려대 구로병원 내분비내과 장수연 교수 연구팀은 2009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65∼80세 노인 24만7625명을 대상으로 체질량지수(BMI)와 허리둘레(WC)를 각각 4개 그룹으로 나눠 2020년까지 11년간 암 발생 위험을 추적했다.
그 결과 BMI가 높을수록 오히려 암 위험이 낮았지만, 허리둘레가 클수록 암 위험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엇갈린 상관관계’가 확인됐다고 28일 밝혔다.
◆BMI 높을수록 암 위험 ‘감소’
연구 결과, BMI가 높은 그룹일수록 가장 낮은 그룹보다 암 발생 위험이 8~12% 낮았고, BMI가 한 단위 증가할 때마다 암 위험은 평균 5.4% 감소했다.
이 같은 경향은 여성보다 남성 노인층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BMI가 높다는 것은 단순히 지방이 많다는 의미가 아니라, 근육량이 유지되고 영양 상태가 양호한 ‘건강한 체형’을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즉, 노인에게 정상 체중이 반드시 ‘건강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 허리둘레 클수록 암 위험 ‘급등’
반대로 허리둘레가 클수록 암 위험은 꾸준히 상승했다.
가장 허리둘레가 큰 그룹은 가장 작은 그룹보다 암 발생 위험이 14.6% 높았고, 한 단계 높아질 때마다 평균 7.2% 증가했다.
특히 정상 체중(BMI 18.5~23) 범위에 속하더라도 허리둘레가 큰 경우 암 위험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겉보기엔 마른 편이지만 복부 지방이 많은 이른바 ‘숨은 비만형 노인’이 오히려 고위험군에 속한다는 의미다.
장 교수는 “허리둘레는 내장지방의 양을 반영하며, 내장지방은 대사 이상과 염증을 유발해 종양 형성을 촉진한다”며 “이 같은 경향은 특히 남성 노인에게서 더 뚜렷했다”고 밝혔다.
◆ 복부 지방, 단순 저장 아닌 ‘활성 조직’
연구팀은 이번 결과를 통해 “복부 지방은 단순한 에너지 저장소가 아니라, 호르몬과 염증 물질을 분비해 암세포 성장을 돕는 활성 조직”이라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BMI는 체성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지만, 허리둘레는 대사적으로 의미 있는 복부비만과 내장지방을 잘 보여준다”며 “정상 체중이라고 안심하지 말고, 허리둘레 관리를 꾸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공복혈당장애가 있거나 음주·흡연 습관이 있는 노인이라면 체중보다 허리둘레를 건강 지표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한국 노인을 대상으로 BMI와 허리둘레가 암 위험에 반대 방향으로 작용함을 규명한 첫 대규모 연구로, 결과는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온콜로지(Frontiers in Oncology)’ 최신호에 실렸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가난의 대물림](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0/28/128/20251028518076.jpg
)
![[데스크의 눈] 설국열차와 부동산 시장](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0/28/128/20251028518087.jpg
)
![[오늘의 시선] 한국외교에 경종 울린 ‘캄보디아 사태’](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0/28/128/20251028518057.jpg
)
![[안보윤의어느날] 서툰 말 서툰 마음](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0/28/128/20251028517991.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