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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亞 10대 창업도시로”… 유망 스타트업 단계별 지원 [지방기획]

입력 : 2025-10-24 06:00:00 수정 : 2025-10-23 18:52:44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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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타워’ 역할 부산창투원

아이디어 단계부터 맞춤 지원 사격
잠재력 검증된 기업은 집중 육성도
법률·특허·회계 등 전문가 자문 도와

2017억 자펀드 조성… 성장 사다리 구축
창업박람회 ‘플라이 아시아’ 40國 몰려
글로벌 창업 허브로 도약 가능성 증명

부산이 변하고 있다. 전통적인 굴뚝산업과 항만·물류도시라는 이미지를 벗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창업 허브’를 향한 담대한 항해를 시작했다. 그 변화의 중심에 지역 창업 생태계의 컨트롤타워 부산기술창업투자원이 있다.

부산창투원은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초기 기업)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창업-성장-회수-재투자’의 선순환 구조 조성을 위해 올해 2월 설립됐다. 단순한 창업지원센터를 넘어 ‘부산을 아시아 톱(TOP) 10 창업도시’라는 비전 아래 지역 기술창업기업을 발굴하고, 민간 투자와 연계해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지원하는 원스톱 플랫폼을 지향한다. 핵심 기능은 기업 성장 단계별 맞춤형 지원, 지역 주도형 투자 생태계 조성,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통한 개방형 혁신으로 요약된다.

지난달 22∼23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개최된 ‘플라이 아시아 2025’ 행사장에 국내외 창업 관계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부산기술창업투자원 제공

◆창업부터 유니콘 성장까지 단계별 맞춤 지원

23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부산창투원은 기업의 성장 주기에 맞춰 단계별 창업 패키지와 지역 대표 창업기업 육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경영 지원이라는 3개 축을 중심으로 입체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했다.

먼저 단계별 창업 패키지를 통해 창업의 전 과정을 지원한다. 아이디어만 갖고 있는 예비창업자를 위해 사업계획서 구체화 및 비즈니스 모델 수립을 돕는 ‘예비창업패키지’를 제공하고 법인 설립 3년 미만의 초기 기업에는 시제품 제작과 초기 시장 검증을 지원하는 ‘초기창업패키지’를 제공한다.

또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른 7년 미만의 기업을 대상으로 스케일업(확장) 자금과 판로 개척을 지원하는 ‘창업도약패키지’를 연계해 기업이 ‘죽음의 계곡’을 넘어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도록 돕고 잠재력이 검증된 우수기업은 ‘부산대표창업기업’으로 선정해 집중 육성한다.

부산창투원은 매년 공모를 통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브라이트클럽’, ‘밀리언클럽’ 등 단계별로 선정한다. 올해에만 33개 업체를 선발하고 최대 1억원의 사업화 자금과 함께 법률·회계 자문, 전문가 멘토링 등 사업 확장에 필수적인 요소들을 패키지로 지원한다.

아울러 창업가들이 사업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창업 친화적 인프라를 구축한다. 창업 허브 공간을 제공해 저렴한 비용으로 사무 및 협업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부산창투원은 단순한 공간 제공을 넘어 창업가와 투자자, 지원기관 관계자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협력하는 커뮤니티의 장을 마련했다. 법률과 특허, 회계, 마케팅 등 스타트업이 초기에 겪는 어려움을 해결해 줄 전문가 네트워크를 구축해 원스톱으로 자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지원시스템도 갖췄다.

◆2조원 투자 펀드로 지역 투자 생태계 초석

우수한 스타트업이라도 성장에 필요한 자금이 제때 공급되지 않으면 ‘죽음의 계곡’을 넘지 못하고 주저앉기 마련이다. 부산창투원은 지역 투자 생태계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자금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과감한 펀드 조성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8월 출범한 부산혁신창업펀드는 1011억원의 모펀드를 기반으로 2017억원 규모의 자펀드를 순차적으로 조성하며, 지역 스타트업의 성장 사다리를 구축하고 있다. 부산이 오랜 기간 제조업과 조선업 중심의 산업도시 이미지를 벗고, 신산업·기술창업 중심의 글로벌 혁신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로 기대를 모은다.

이 같은 노력의 성과는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과거 수도권에 집중됐던 대형 벤처캐피탈(VC)들이 부산혁신창업펀드 출범을 계기로 부산에 지사를 설립하거나 지역 유망 기업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는 과거 자금 조달을 위해 서울로 향했던 부산 창업가들에게 가장 반가운 변화다. 또 부산역의 유라시아플랫폼을 수도권 투자사와 지역 스타트업이 자유롭게 만나고 네트워킹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편해 투자자와 지역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투자 전략이 ‘지역 밀착형’이라는 점에서도 차별화된다. 펀드는 해양·물류, 핀테크, 바이오헬스 등 부산의 특화 산업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지역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전략적 목표를 동시에 추구한다. 또 모태펀드를 통해 아이디어 단계의 초기 기업부터 스케일업을 앞둔 성장 기업까지 모든 단계의 기업이 자금 걱정 없이 사업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아시아 최대 창업박람회 등 세계를 무대로

부산창투원의 시선은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시장을 향하고 있다. 지역 스타트업이 내수 시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더 넓은 무대에서 경쟁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강력한 글로벌 진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그 정점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창업 박람회로 자리매김한 ‘플라이 아시아(FLY ASIA)’가 있다. 부산창투원이 주관하는 이 행사는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창업 생태계 관계자들을 부산으로 불러모은다. 지난달 개최된 플라이 아시아2025는 역대 최대 성과를 기록하며 부산이 글로벌 창업 허브로 도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했다. 세계 40여개국에서 500여명의 투자자, 2200여개 스타트업 등 총 2만여명이 참여해 글로벌 창업 생태계의 폭 넓은 교류와 협력 가능성을 확인했다.

행사 기간 동안 1000여건의 투자 밋업과 약 3000억원 규모의 투자 의향이 성사됐다. 전시관에서는 170개 신생기업이 참가해 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이며 활발한 네트워킹을 이어갔다. 또 국내 최초로 열린 모펀드 투자쇼 ‘부기테크’에서는 부산 미래성장 벤처 펀드 3000억원과 부산 혁신 스케일업 벤처펀드 2000억원 등 총 5000억원 규모의 투자 생태계가 가동됐고, 부산 미래성장 벤처펀드 1호 투자기업으로 삼정개발과 에이엘로봇이 선정됐다.

부산창투원은 지역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한다. 단순한 부스비용 지원을 넘어 참가 전 영문 IR 피칭 교육과 현지 바이어 매칭 및 투자 상담까지 체계적으로 제공한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는 AI 재활용 로봇을 개발한 ‘로보원’을 비롯한 6개의 참가기업이 기술력을 인정받아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서종군 부산창투원장 “벤처투자 자본 유치 최선… 서울 안 가도 되게 할 것”

 

“기술창업 생태계의 씨를 많이 뿌려 기술창업 모수를 늘리고, 유니콘으로 성장할 만한 스타트업 숫자를 늘려 벤처투자자본을 끌어들이겠습니다. 그러면 창업을 위해 굳이 서울로 가지 않아도 됩니다.”

 

부산지역 창업 사령탑으로 취임한 서종군(사진) 부산기술창업투자원 원장은 스타트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극초기 투자자본인 벤처투자자본이 풍부해야 하고 스타트업과 투자사 간 정보 교류를 위한 네트워크 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부산창투원장은 부산이 현재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비해 기술창업 모수, 즉 유니콘으로 성장할 만한 스타트업과 벤처투자자본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서 원장은 23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벤처투자자본이 부산에 거점을 둘 수 있도록 해 부산지역 스타트업이 부산에서 수시로 투자사를 만나고 투자 상담이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올해 4월 초대 부산창투원장으로 취임한 서 원장은 지난 6개월 동안 부산지역 150여개 스타트업을 선발해 집중 보육하고, 지역 대학들과 창업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장 탐방을 통해 성장성이 기대되는 스타트업 30개를 발굴해 투자자본과 연결하고, 한국거래소와 공동으로 IPO(기업공개)전략 컨설팅을 통해 지역 스타트업이 빠르게 IPO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서 원장은 “지난 6개월간 다양한 경로와 노력 끝에 벤처캐피털 ‘비전에쿼티파트너스’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시키는 등 수도권 4개 투자사가 부산에 공유오피스 형태로 둥지를 틀었다”고 전했다. 그는 “부산지역 스타트업이 투자사와 자주 만나 투자 상담을 진행해 부산스타트업을 전국의 투자사들에게 알리고 있다”며 “일부 투자사는 부산스타트업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창투원은 지난달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개최한 ‘플라이 아시아 2025’를 통해 국내외 스타트업과 투자사를 연결하고, 정보교류 및 네트워크를 위한 투자포럼을 출범시켰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개방적인 도시 문화, 도전정신 강한 인재들을 품고 있는 부산은 잠재력이 무한한 도시로, 부산의 강점을 극대화하면 싱가포르나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창업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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