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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 2이닝 4K 무실점, 3차전 4이닝 6K 무실점… 한화 마운드의 ‘한 줄기 빛’ 문동주 “보직보다 팀 승리가 먼저” [대구 PO3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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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22 00:01:00 수정 : 2025-10-21 23:00:29
대구=남정훈 기자 che@segye.com [현장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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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남정훈 기자] 프로야구 삼성과 한화의 2025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3차전이 열린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경기 전 최대 화두는 한화의 문동주 활용 여부였다. 원래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4차전 선발로 내정됐던 문동주지만, 1차전 7회부터 선발 코디 폰세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시속 160km가 넘는 ‘광속구’를 펑펑 던져대며 2이닝을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믿었던 정규시즌 투수 4관왕 폰세의 6이닝 6실점(5자책) 부진을 지워내는 문동주의 역투로 한화는 1차전을 9-8로 잡아냈다.

2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한화 문동주가 4이닝 무실점을 펼치며 5-4로 승리한 후 포효하고 있다. 뉴스1

다만 한화는 2차전에서 와이스가 4이닝 9피안타 5실점으로 무너지면서 3-7로 경기를 내줬다. 팀의 가장 큰 자랑거리인 폰세-와이스의 원투펀치를 내고도 대전에서 1승1패를 한 뒤 대구로 넘어온 한화에겐 반드시 3차전 승리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선 문동주의 불펜 투입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경기 전부터 김경문 감독은 밝혔다.

 

선발 류현진이 4회 김영웅에게 쓰리런포, 김태훈에게 솔로포를 맞으며 4실점했지만, 한화 타선도 가만 있지 않았다. 올 시즌 정규시즌에서 한화전 2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0.64로 그야말로 ‘한화 킬러’였던 후라도를 상대로 4회 2점, 5회 3점을 뽑아내며 5-4 역전을 만들어냈다.

 

류현진(4이닝 4실점)을 일찌감치 마운드에 내린 뒤 좌완 김범수로 마운드 운용을 이어가던 김경문 감독은 김범수가 6회 선두타자 김영웅에게 볼넷을 내주자 승부수를 던졌다. 문동주를 마운드에 전격적으로 올렸다. 이는 반드시 1점 리드를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었다.

2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대4 승리를 거둔 한화 류현진이 문동주를 꼭 안아주고 있다. 뉴스1
21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4로 승리가 확정되자 투수 문동주가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1차전 이후 사흘 만에 마운드에 오른 문동주. 1차전에서 2이닝만 던졌지만, 확실히 구위는 1차전만 못했다. 1차전에서 160km를 쉽게 넘기던 포심 패스트볼도 150km대로 떨어졌다. 140km대로 떨어진 공도 있었다. 그러나 문동주는 스피드에 집착하지 않고, 커브와 포크볼 등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 삼성 타자들과 맞붙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6회 무사 1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문동주는 이재현과 김태훈을 연속 삼진으로 처리했고, 강민호를 내야 땅볼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7회가 가장 큰 위기였다. 선두타자 대타 박병호에게 안타를 맞은 뒤 2사 후에는 구자욱에게 볼넷과 도루까지 허용하며 2,3루 위기에 몰렸다. 안타 한 방이면 역전까지 허용할 수 있는 상황에서 배터 박스에 선 타자는 올 시즌 정규시즌 50홈런으로 역대 외인 타자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움과 동시에 158타점으로 역대 한 시즌 최다 타점 신기록을 세운 디아즈. 그는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이기도 했다. 긴 승부 끝에 문동주는 157km짜리 포심 패스트볼로 윽박지르며 디아즈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2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한화 문동주가 9회말 마운드에 올라 역투하고 있다. 뉴스1
2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한화 문동주가 8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삼성 강민호를 삼진 아웃으로 돌려세운 후 포효하고 있다. 뉴스1
2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한화 문동주가 8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삼성 강민호를 삼진 아웃으로 돌려세운 후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8회에도 위기는 멈추지 않았다. 선두타자 김영웅에게 단타를 맞고, 희생 번트로 1사 2루가 돼 동점 주자가 나간 상황에서 김태훈과 강민호를 연속 삼진으로 처리했다.

 

삼성의 마지막 9회 공격. 마운드에는 여전히 문동주가 섰다. 1차전 9-6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했다가 0.1이닝 2실점으로 경기를 매조지하지 못하고 내려간 김서현보다는 문동주의 속투가 더 낫다는 김경문 감독의 판단이었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문동주는 대타 이성규와 김지찬을 삼진으로 처리한 뒤 김성윤을 2루 땅볼로 잡아내며 한화의 5-4 승리를 지켜냈다.

 

이낭 문동주의 최종 성적표는 4이닝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3차전 데일리 MVP는 당연히 문동주의 차지였다.

 

경기 뒤 이날 경기의 결승타가 된 5회 투런포를 터뜨린 노시환과 수훈선수로 인터뷰실에 들어선 문동주는 “절대 지지 않겠다는 마음이었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이었다”면서 “정말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했다. 시리즈에서 홀수 경기가 중요하다고 보는데, 그런 경기에서 제 몫을 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21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대4로 승리가 확정되자 투수 문동주가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2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5-4로 승리한 한화 문동주가 기뻐하고 있다. 뉴스1

1차전에 비해 확실히 구속이 떨어졌다는 지적에 문동주는 “1차전은 정말 몸이 가벼웠는데 오늘은 확실히 어깨가 무겁긴 했다”면서 “이럴 때 스피드에 집착하기보다는 제구나 변화구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투구한 게 잘 통했다”고 설명했다.

 

학창 시절부터 선발로만 뛰었던 문동주는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등판하는 건 기억조차 나지 않는 생경한 경험이었다. 문동주는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올라가니까 긴장됐다. 일찍 몸을 풀라는 말을 들어서 긴 이닝을 던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9회까지 던진 것에 대해서는 “이닝을 생각보다 무난하게 넘어갔다. 이 페이스를 유지하면 끝까지 가겠다 싶었고, 파이팅 하면서 힘을 불어넣고자 했다”고 답했다.

 

어떻게 하다보니 가을야구에서 불펜으로만 뛰고 있는 문동주. 선발등판의 욕심이 나진 않을까. 그에겐 팀 승리가 먼저였다. “팀만 이기면 어떤 보직이든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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