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진화와 임산물 운반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임도(임산 도로)가 산사태 발생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림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최근 10년간 발생한 전국 산사태 9600여 건 중 1447건(15%)이 임도에서 시작됐다.

산림청이 지난해까지 전국에 만든 임도는 모두 2만6784㎞에 달한다.
임도 관련 예산은 2021년 1765억 원에서 올해 3848억 원으로 2.18배 늘었으나 산사태를 방지할 안전시설 확충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새로 건설된 임도 7677㎞ 중 흙을 쌓아 만든 비탈면 구간 105㎞에는 흙이 쓸려 내려오지 않도록 하는 방어벽인 옹벽이나 석축 등 필수 안전시설이 없었다. 또 35도 이상 급경사지 1037㎞ 중 9.7%(101㎞)는 산을 깎아 만든 비탈면인데도 보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다.
어 의원은 임도의 시공 부실과 구조적 미비가 산사태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어 의원은 “임도는 산불 대응과 산림 경영을 위한 필수 인프라이지만 부실 시공과 관리 소홀은 산사태로 이어져 산불 진화를 하려다 되려 산사태가 발생해 국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며 “임도 확충에 앞서 안전성 확보를 위한 설계기준을 강화하고 사후관리 체계 정비가 시급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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