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와인 산지인 발폴리첼라의 전통과 다양성을 체험할 수 있는 자리가 서울에서 마련됐다. 발폴리체나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와인을 생산한 역사 깊은 레드와인 산지로,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배경지로도 유명하다. 이 지역 생산자 75%는 아직도 2000년 전의 전통 재배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데, 기계 수확을 사용하지 않아 세계 시장에서 희소성과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다.

주한이탈리아상공회의소(ITCCK)와 발폴리첼라 와인 보호협회는 20일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하이스트리트 이탈리아에서 ‘서울에서 만나는 발폴리첼라 와인(Valpolicella Wines in Seoul)’ 간담회를 열고, 발폴리첼라의 지리적 특성과 재배 방식, 발폴리첼라만의 독창적 개성을 만드는 핵심 요소를 소개했다.
토마소 아코르디니 발폴리첼라 와인 보호협회 PR·커뮤니케이션 매니저와 스베틀라나 무하메트지아노바 국제 마케팅 총괄은 발폴리첼라 지역의 역사, 지리, 생산 방식 등 와인의 정체성을 심층적으로 소개했다.
스베틀라나 총괄은 “발폴리첼라 와인이 특별한 이유는 북이탈리아 특유의 온화한 대륙성 기후와 복합적인 지질 구조에 있다”고 강조했다. 발폴리첼라 지역은 석회암과 하천 충적 퇴적물, 점토가 혼합된 화산암토가 혼재돼 있어 배수가 잘 돼 포도 뿌리가 생장하는 데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한다. 북쪽은 산악지, 서쪽은 가르다 호수, 남쪽엔 레시니 산맥으로 둘러싸여 있어 일년 내내 서늘한 바람이 불어 포도가 천천히 익는다.
재배 방식은 2000년 전 페르골라(Pergolas)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페르골라는 높은 수형으로 축축한 바닥에서 멀어져 질병으로부터 포도를 보호하고, 서리 피해를 줄인다. 또 덩굴 덮개가 있어 강한 햇볕으로부터 포도를 감싸 보호한다. 최근 지구온난화 등 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포도 품질을 높이는 재배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지역 생산자 75%가 페르골라 방식으로 포도를 재배하는데, 기계를 사용할 수 없어 일일이 손으로 수확해야 한다.
수확한 포도는 철저히 선별해 약 100~120일간 서서히 건조하는 ‘아파시멘토(Appassimento)’ 과정을 거치는데, 자연 통풍 건조를 거친 포도는 당분이나 향이 농축돼 와인의 풍미를 짙게 만든다.
토마소 아코르디니 발폴리첼라 와인 보호협회 매니저는 “발폴리첼라는 포도밭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전한다”며 “한국의 와인 애호가들과 전통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발폴리첼라를 대표하는 네 가지 와인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 DOCG △발폴리첼라 DOCG △발폴리첼라 리파쏘 DOC △레치오토 델라 발폴리첼라 DOCG 등을 비교 시음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됐다.

이어 열린 워크어라운드 시음회에서는 이탈리아의 12개 와이너리가 참여해 자사의 대표 와인을 선보였다. 참가 와이너리는 △카 보타(Cà Botta) △칸티네 디 베로나 SCA (Cantine di Verona SCA) △콜리스 헤리티지(Collis Heritage) △레 과이테 디 노에미 (Le Guaite di Noemi) △루치아노 아르두이니 (Luciano Arduini) △몬테카리아노 (Montecariano) △몬테조보 (Montezovo) △루비넬리 바욜 (Rubinelli Vajol) △테누타 구지 (Tenuta Gugi) △테레 디 레오네 (Terre di Leone) △토레 디 테르졸란 (Torre di Terzolan) △발렌티나 쿠비 (Valentina Cubi) 등이다.
무하메트지아노바 총괄은 “발폴리첼라 DOC의 신선함부터 아마로네 DOCG의 강렬함까지, 발폴리첼라 와인의 장인정신을 직접 느껴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야코포 쥬만 주한이탈리아상공회의소 소장은 “이번 행사는 양국 간 문화 및 비즈니스 교류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탈리아 프리미엄 와인에 대한 한국 시장의 관심을 높일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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