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왜 우리 엄마한테 선물 줘?”…중3 주먹에 70대 할아버지 사망 [사건 속으로]

관련이슈 이슈팀

입력 : 2025-10-22 10:10:00 수정 : 2025-10-22 10:57:04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전남 무안 상해치사 사건
男중생, 70대 이웃男 얼굴 가격…뇌출혈 사망
선물 문제로 母와 실랑이 발단…구호 조치 無
1심 “나이 어린점 참작” 징역형…母도 벌금형
유족 “살인죄 적용은?” 분노…검찰 항소 요청

전남 무안에서 자신의 어머니와 다투던 70대 이웃 노인을 폭행해 숨지게 한 중학생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유족은 살인죄가 적용되지 않은 것에 분노하며 검찰에 항소를 요청했다.

지난해 10월13일 오후 5시40분쯤 전남 무안군 현경면의 한 마을 주택가에서 10대 중학생(왼쪽)이 70대 노인을 폭행하는 모습. MBC 실화탐사대 방송화면 캡처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목포지원 제1형사부(부장 정현기)는 지난 16일 상해치사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A(17)군에게 징역 장기 2년·단기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폭행 혐의로 함께 기소된 A군 어머니에게는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사건은 지난해 10월13일 오후 5시40분쯤 전남 무안군 현경면의 한 마을 주택가에서 발생했다. A군은 자신의 어머니가 70대 남성 이웃인 B씨와 언쟁을 벌이자 B씨 얼굴을 주먹으로 여러 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어머니 역시 같은 날 B씨의 어깨를 밀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당시 머리를 크게 다친 B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나흘 뒤 뇌출혈로 사망했다. 부검 결과 두개골 골절이 직접적인 사인으로 확인됐다. 현장 영상에는 A군이 갑자기 뒤돌아 B씨의 얼굴 부위를 주먹으로 가격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B씨는 뒤로 넘어지면서 머리를 바닥에 부딪힌 뒤 움직이지 못했다.

 

조사 결과 A군은 이웃인 B씨가 자신의 어머니와 다툼을 벌이던 것을 보고 순간 화를 참지 못해 범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B씨는 이웃집에 반찬 그릇과 프라이팬을 선물했으나 되돌려 받았고, 다시 쓰라며 재차 선물을 갖다 줬다. 사건 당일 “안 쓸 거면 그냥 다시 달라”며 다시 이웃집을 찾았다 실랑이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어머니와 피해자의 말다툼이 잦아들었는데도 피고인이 안면부를 두 차례 가격한 것은 적극적 공격 행위에 해당한다”며 “자신의 공격 행위로 바닥에 쓰러져 기절한 피해자를 보고도 어떤 구호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람의 생명은 회복할 수 없어 피고인의 범행은 중대한 범죄”라며 “다만 아직 나이가 어린 점, 어머니의 말다툼을 보고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폭행 직후 병원에 입원한 피해자의 모습. 유족 제공

 

피해자 유족은 형이 지나치게 가볍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유족 측은 “정확한 사망 원인이 명백히 폭행으로 인한 것이고, 범행 장면을 목격한 이들도 있었지만 단지 상해치사로만 기소됐다”며 검찰에 항소를 요구한 상태다. 유족은 “주치의와 부검의 모두 폭행이 직접적 사인이라고 확인했는데, 왜 살인죄는 적용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아버지는 아무 말도 못 하고 눈도 뜨지 못한 채 떠났다. 이게 정의인가”라고 분노했다.

 

B씨의 딸은 “1차 폭행 이후 가해자는 목장갑을 낀 채 다시 나와 킥복싱 자세로 아버지를 가격했고, 아버지는 의식을 찾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며 “가해자는 현재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취업까지 한 상태로, 아무 일 없다는 듯 살아가고 있다. 동네 사람들에게는 ‘우리가 피해자다’ ‘원래 죽을 사람이었다’ 등의 말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가해자 가족의 태도와 동네 분위기 때문에 어머니는 더 이상 그곳에서 살 수 없는 상황이다.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금전적, 정신적으로 극심한 고통 속에 살고 있다”며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한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오피니언

포토

비비업 킴 '신비한 매력'
  • 비비업 킴 '신비한 매력'
  • 한선화 '코믹연기 기대하세요!'
  • 문가영 뚜렷 이목구비에 깜짝…시스루룩 완벽 소화
  • 이안 '러블리 카리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