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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값 전가·이권 개입”… 원주시의원 갑질에 공무원들 ‘피로감’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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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17 22:14:24 수정 : 2025-10-17 22:14:24
원주=배상철 기자 b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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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 말을 듣다보면 제가 공무원인지 범죄자인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행정기관을 존중하지 않는 기초의회 의원들의 태도로 불편함을 느끼는 공무원들이 상당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7일 원주시 공무원노동조합이 공직자 3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원주시의회 질의응답 시 가장 불편한 점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행정기관을 존중하지 않는 의원들의 태도’라고 답한 공무원이 절반에 가까운 47%(145명)로 집계됐다.

 

이어 ‘제출된 자료와 관련 없는 질문 40%(125명), 지나치게 긴 질의응답 시간 8%(25명), 기타 5%(14명) 순이었다.

 

원주시의회 의원들과 관계에서 가장 부담되는 일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절반 이상인 56%(173명)이 ’개별 사업에 대한 영향력 행사‘라고 응답했다. 방대한 자료 요구 30%(92명), 과잉 의전 요구와 사적인 연락 11%(34명) 등을 문제라고 생각하는 공직자도 많았다.

 

최근 3년 내 원주시의회 의원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은 적이 있는지를 묻는 말에는 32%인 100명이 있다고 했다. 이는 2021년 실시된 설문과 비교하면 11% 증가한 수치다.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의 부당한 대우를 받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특정 민원이나 사업에 대한 청탁·이권개입이 38%(61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권위적인 태도 25%(40명), 정당한 업무 범위를 벗어난 지시와 사적인 업무 요구 19%(31명), 과도하거나 불필요한 자료 제출 요구 16%(25명) 순으로 집계됐다.

 

‘시의원의 갑질이나 부당행위가 발생한 경우 어떤 제도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라는 질문에는 공무원 노조를 통한 대응·공론화가 35%(180명)였다. 이어 공식 경고·징계조치 강화 35%(176명), 특별휴가나 심리상담 등 공무원 보호조치 15%(76명), 집행부와 의회의 정례적인 상호 의견교환 채널 강화 15%(74명) 등으로 조사됐다.

 

원주시의회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는 행정사무감사·예산심사를 통한 행정기관 견제 47%(144명), 조례제정·개정 등 입법 활동 38%(116명), 지역여론 형성과 전달, 민원해결 14%(44명), 기타 1%(4명)이었다.

 

이와 관련해 문성호 원주시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시의원들의 개별 사업에 개입해 업체 선정이나 사업 수행에 결정권을 행사하려는 행태로 공무원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행정기관 고유 업무에 지나친 개입은 반드시 근절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공무원을 대하는 시의원들의 태도가 강압적이고 고압적일 수 없을 것”이라며 “술자리에서 술값을 전가하고 개별 사업에 지인 업체를 끌어들이지도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개별 민원을 들고 와 공무원을 괴롭히는 인물이 아니라 시민을 위해 일할 일꾼이 시의원으로 당선되길 바란다”며 “지역 정당 차원에서도 책임감 있는 자세로 일꾼을 추천해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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