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거대언어모델(LLM)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했지만, 사용자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는 알아도 ‘왜 좋아하는지’는 이해하지 못합니다.”
지난 15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25 글로벌 인터넷AI 서울 서밋’에서 윤재영 애딥 설립자 겸 최고비전책임자(CVO)는 현재 AI 기술의 한계를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윤 CVO는 “AI가 사용자의 명시적 명령에만 의존하는 한 진정한 의미의 범용 인공지능(AGI)로 나아갈 수 없다”며 “생성적 사전 학습 추천 AI 모델(GPR)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GPR은 언어 데이터만 학습하는 LLM과 달리 사용자의 행동, 감정, 관계, 상황 등 비정형 데이터까지 학습하는 대규모 마인드 마이닝 모델(LMM)을 기반으로 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말로 요청하지 않아도 숨은 의도를 파악해 자동으로 콘텐츠를 생성·제안하는 ‘비대화형 AI 서비스’를 구현한다.
서밋에선 애딥의 이같은 AI 서비스를 현실화할 인프라로 ‘AI인터넷’(IoAI, Internet of AI)이 제시됐다. 애딥의 GPR이 사용자의 마음을 읽는 ‘AI 엔진’이라면, AI인터넷은 이 엔진이 마음껏 달릴 수 있는 ‘탈중앙화 고속도로’인 셈이다.
분산 AI 인프라 기업 하이퍼사이클의 투피 살리바 최고경영자(CEO)는 “애딥의 GPR 모델은 초당 수백만건에 달하는 마이크로 트랜잭션을 발생시키는데, 이는 기존 블록체인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며 “하이퍼사이클의 TODA/IP 프로토콜은 이 모든 거리를 거의 제로에 가까운 비용으로 즉시 처리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TODA/IP 프로토콜 기술은 TCP/IP 이후 50년 만의 인터넷 혁신으로 평가받는 기술로, 분산형 네트워크에서 가치와 데이터의 안전한 통신 및 소유권 이전을 가능하게 하는 통신 프로토콜이다. TODA/IP 프로토콜의 공동 개발자 중 한 명인 살리바 CEO는 AI 관련 글로벌 기술 표준화 작업을 주도세계 최대 기술 전문가 단체인 IEEE(전기전자학회)의 글로벌인공지능표준위원회(IEEE AI Standards) 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살리바 CEO는 “현재 AI들은 각자 고립된 중앙화 시스템 안에서 운영돼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AI 에이전트들이 중개자 없이 서로 직접 소통하고 협업하는 AI인터넷을 구축하는 것이 하이퍼사이클의 목표”고 말했다.

하이퍼사이클의 핵심은 △노드 팩토리(Node Factory)와 △틸링(Tilling) 메커니즘이다. 노드 팩토리는 누구나 AI 인터넷에 참여해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초 경제 자산이다. 참가자들은 틸링이라는 독자적인 ‘성능 증명(Proof-of-Performance)’ 프로토콜을 통해 자신의 노드가 얼마나 안정적이고 유용하게 기여하는지를 증명하고, 그 보상으로 더 많은 노드를 생성하며 네트워크 확장에 기여하게 된다.
윤 CVO는 “하이퍼사이클의 인프라 위에서 애딥의 GPR은 대한민국이 글로벌 디지털 콘텐츠 강국으로 도약할 전략적 자산이 될 것”이라고, 살리바 CEO는 “대한민국이 이번 기회를 통해 차세대 인터넷 AI의 글로벌 표준을 주도하는 기술 주권 국가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김영배, 이정헌 의원과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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