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학술지 논문이 위조·표절 의혹이 제기된 지 3년만에 학회에서 검증된다.
1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실에 따르면 김씨의 위조·표절 의혹 논문을 학술지(디자인포럼)에 실은 한국디자인트렌드학회는 한국연구재단에 “10월 중으로 연구윤리위원회를 개최해 규정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회는 지난달 연구윤리위원회 구성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가 된 논문은 2009년 2월 한국디자인포럼에 실린 ‘디지털콘텐츠의 이용만족이 재구매 요인에 미치는 영향’, ‘디자인·예술 참여 유인 요소로서 광고 영상 매체와 비 영상매체가 참여자 인식에 미치는 영향’이다.
2022년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두 논문이 2008년 11월 한국체육학회지에 발표된 ‘골프연습장의 이용만족과 재구매 요인에 미치는 영향’과 한국사회체육학회지에 발표된 ‘여가활동 참여에 있어 무용공연의 광고 영상매체와 비 영상매체가 관람객 인식에 미치는 영향’ 논문을 각각 위조·변조·표절한 것이란 의혹이 제기됐다. 이번 검증은 학회에 연구부정 검증 민원이 제기된 지 3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백 의원은 “김씨의 학술지 논문은 다른 사람의 연구를 베끼고 설문조사를 위조해 만든 가짜 논문으로, 해당 논문의 학술적 가치는 전혀 없는 위조 논문”이라고 밝혔다.
백 의원은 지난 3년간 학회 연구윤리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아 연구부정을 검증조차 할 수 없었던 현실을 “김씨로 인해 우리나라 학계의 학문적 기준과 검증 시스템의 민낯이 드러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학회가 양심과 사명을 갖고 연구윤리위원회 구성을 완료한 점을 환영한다”며 “앞으로 절차에 맞게 검증하고 그 결과를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금까지 확인된 한국디자인포럼에 게재된 김씨의 학술논문은 총 4편으로, 2007년 발표된 두편의 논문에 대해 2021년 국민대가 먼저 ‘검증 불가 및 연구부정 아님’ 결론을 내린 바 있다 .
당시 학회에도 동일한 논문에 대한 연구부정 검증 민원이 제기됐으나 학회는 국민대의 부실검증 결과를 그대로 인용해 학술지로서의 양심을 버리고 김씨의 표절 논문에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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