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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북극 실크로드’ 연 중국 화물선 20일 만에 영국 도착

입력 : 2025-10-15 22:00:00 수정 : 2025-10-15 22:37:33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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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유럽 북극항로 최초 개통
항해기간, 수에즈운하 루트의 절반
해운업체 “해적 위험·혼잡도도 줄어”
학계 “韓·日과도 항로개발 협력 가능”

중국 화물선이 북극 항로를 통해 20일 만에 영국 항구에 도착했다. 동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북극 항로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현지에서는 ‘빙상 실크로드’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항구에 정박한 ‘이스탄불 브리지호’. 신화연합뉴스

15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저장성 해양경제발전국은 지난달 23일 닝보 저우산항을 출발한 화물선 ‘이스탄불 브리지호’가 13일(영국 현지시간) 펠릭스토항에 도착했다고 발표했다. 신화통신은 “세계 최초의 중국∼유럽 북극 특급 컨테이너 해상 운송 노선이 성공적으로 개통되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항해는 20일 만에 완료됐다. 애초 지난달 항해를 시작할 때는 항해 기간을 18일로 예상했지만 조금 늦어졌다. 북극 고속항로는 베링해협을 통해 북극 북동 항로에 진입한 뒤 유럽으로 직항해 운송 기간을 크게 단축한다. 아프리카 희망봉 항로의 약 50일, 수에즈운하 항로의 약 40일보다 짧고, 중국∼유럽 고속철도(약 25일)보다도 짧다.

 

이스탄불 브리지호는 약 4000개의 표준 컨테이너를 실었으며, 총 화물 가치는 약 14억위안(약 2792억원)이다. 화물은 의류, 에너지 저장 장치, 배터리 등이다. 이스탄불 브리지호의 최대 적재량은 컨테이너 4890개로 최대 1.2m 두께의 얼음을 깰 수 있다. 이스탄불 브리지는 펠릭스토에 도착한 후 독일, 폴란드, 네덜란드 항구로 이동해 컨테이너를 하역할 예정이다.

 

북극 고속항로를 운항하고 있는 해운업체 시레전드의 리샤오빈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북극 고속항로의 해수 온도는 열이나 시간에 민감한 상품 운송에 적합하다”며 “이 항로가 통과하는 지역은 정치적,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어 해적 행위, 혼잡, 갈등 확산 등의 위험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중국은 북극해 연안국은 아니지만 ‘근(近) 북극 국가’로 자국을 규정하고 북극 문제의 중요한 당사자로 북극에 개입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3년에는 한국·일본과 함께 북극 이사회 옵서버로도 가입했다. 북극항로의 중요성은 최근 주요 항로에 지정학적·환경적 변수가 속출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집트 수에즈운하는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의 영향으로 위험해졌고, 파나마운하는 폭염과 가뭄을 겪다 운영을 축소하기도 했다.

 

반면 북극항로는 현재 위기가 발생한 이 항로들과 지정학적 위치와 환경 등이 사실상 정반대인 덕분에 세계 무역의 대안 중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물론 한국도 북극항로 개척을 추진 중이다.

 

상하이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소 중국·유럽 관계센터 제쥔보 소장은 “이 항로가 중국이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중요한 공공재가 될 수 있다”며 “일본과 한국과 같은 국가도 중국과 협력해 항로 개발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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